주민 "이런 광경 처음"…군 당국, 체육시설 등 폐쇄하고 긴급 방제
지난해 폭염으로 개체 수 급증한 듯, 도심 불빛도 나방 유인 요인
(단양=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재난 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매미나방 떼가 출몰하면서 충북 단양군이 때아닌 방제 전쟁을 치르고 있다.
10일 단양군에 따르면 최근 매미나방 떼가 시내 건물과 공공시설, 전신주, 거리 등에 대거 출몰하면서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고 있다.
이달 초 단양읍, 매포읍, 단성면, 대강면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매미나방은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단양 전역에 퍼졌다.
공설운동장 등 매미나방 떼의 습격을 받은 체육시설은 사용이 금지됐을 정도다.
주민들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단양 도심을 점령한 매미나방 떼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까 봐 근심이 크다.
한 주민은 "전봇대 등에 수천 마리의 나방이 붙어 있는데 징그러워 근처도 가지 못한다"며 "이런 광경은 생전 처음"이라고 전했다.
단양군은 지난해 폭염으로 매미나방의 개체 수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빛을 따라 움직이는 나방의 습성 때문에 산간지역의 매미나방까지 도심으로 몰려든 것으로 추정했다.
매미나방 성충은 여름철인 7∼8월 중 일주일 정도를 살다가 300여개의 알을 낳고 죽는다.
알은 이듬해 4월 유충으로 부화한다.
이 유충은 사과나 배 등 과수나무의 잎을 갉아 먹어 피해를 준다.
단양군은 산림녹지과를 중심으로 환경위생과, 농업축산과, 농업기술센터, 보건소 등 5개 부서를 매미나방 방제에 투입했다.
또 8개 읍·면 단위로 자체 방제단을 꾸려 운영 중이다.
단양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주로 산림에 서식하는 매미나방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변화로 이상 증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주요 서식지에 살충제를 살포하고 매미나방 알집을 찾아 폐기하는 방식으로 방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양군 '재난 영화 수준' 매미나방 떼 출몰로 곤욕 / 연합뉴스 (Yonhapnews)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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