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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의 국민가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75)가 친자 확인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이글레시아스의 친자라고 주장해온 원고 측이 사설탐정을 통해 수집한 DNA 정보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외모의 유사성 등을 이유로 친자가 맞다고 판결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법원은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하비에르 산체스(43)라는 남성이 자신이 이글레시아스의 친자임을 인정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산체스는 자신이 고용한 사립 탐정이 미국에서 이글레시아스의 아들인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주니어에게 몰래 접근해 그가 쓴 물병 등에서 DNA 정보를 채취했고, 검사 결과 자신의 유전자 정보와 일치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원고 측이 제시한 DNA 정보는 적법하지 않은 방식이라면서 증거 채택을 거부하면서도, 원고의 모친이 증언한 임신 전후의 상황의 구체성, 원고와 이글레시아스의 외모의 유사성, 이글레시아스가 계속 DNA 검사를 거부하는 점 등을 근거로 산체스가 이글레시아스의 친자가 맞다고 결론 내렸다.
산체스의 모친은 지난 1992년에도 이글레시아스를 상대로 친자 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당시에는 절차상 문제로 소송이 중도에 중단됐다.
포르투갈 출신의 발레리나였던 산체스의 모친은 1975년 유부남이었던 이글레시아스와 잠시 연인 관계였는데 이때 산체스를 임신했다고 주장해왔다.
이글레시아스의 변호인은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국민 가수'로 통했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는 스페인어와 영어로 낸 앨범으로 그래미상을 받는 등 스페인·중남미·미국에서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초대형 스타다.
감미로운 멜로디와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3억 장 이상의 앨범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라틴 발라드의 전설'로 불리지만, 복잡한 여성 편력으로도 유명하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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