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제3의 후보·기득권 저항 포퓰리스트' 모델, 트럼프에 영향"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대선에 두 차례 출마했던 억만장자 로스 페로가 백혈병 투병 끝에 숨지기 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에 거액을 기부했다고 폭스뉴스와 보스턴글로브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89세를 일기로 숨진 페로는 내년 대선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선거운동을 위해 지난 3월 법적 최대한도에 해당하는 수표 2장을 써서 기부했다.
이는 페로가 숨지기 전 문서화된 그의 마지막 정치적 행위라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폭스뉴스는 "1992년과 1996년에 제3의 후보로 출마한 페로는 트럼프의 대선 선거운동을 위한 로드맵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과거 페로의 도전이 트럼프 진영에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페로는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공화당 기득권에 대항하는 억만장자 포퓰리스트로서 출마했다"며 "페로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초점을 맞춘 것과 의제 제시를 위해 케이블 뉴스를 활용한 것은 모두 트럼프 선거운동의 친숙한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0년 페로의 개혁당을 통한 대선 출마를 잠시 검토했다가 폐기하기도 했으며 양당 체제에서 제3의 후보로 나선 페로 모델은 트럼프에게 2016년 공화당 후보로 출마할 필요성을 깨닫게 했고 이는 승리를 이끌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AP통신은 페로에 대해 "미국의 문제에 대한 단순한 해결책과 소탈한 말"을 혼합한 전략을 보여줬다면서 미국 일자리가 다른 나라로 넘어가도록 하는 무역 협상을 비판하고 적자 감축을 주장한 그의 생각은 정치 지형의 일부분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AP는 "워싱턴이 부패하고 납세자의 돈을 낭비하며 노동자 계층을 무시한다는 페로의 주제는 이후 다른 후보들에 의해 반복돼왔고 트럼프의 2016년 대선 승리에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보수 텃밭' 텍사스 출신인 페로는 1962년 1천달러로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즈(EDS)를 만들어 대형 데이터 프로세싱 회사로 키워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그는 '제3의 후보'로서 대선에 두 차례 뛰어들었다. 특히 1992년 공화당의 조지 H.W. 부시 당시 대통령과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 사이에서 18.9%를 득표해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개혁당을 만들어 1996년 대선에 재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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