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후보 "브렉시트 또 연기할 수도"(종합)

입력 2019-07-11 11:07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후보 "브렉시트 또 연기할 수도"(종합)
부결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 "좋은 합의"…재협상에 부정적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후보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다시 연기할 수 있다는 뜻을 표명했다.
EU 첫 여성 수장이 되기 위한 유럽 의회 인준 투표를 앞둔 폰데어라이엔 후보는 10일(현지시간) 유럽 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브렉시트에 관해 "만약 영국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나는 그것이 가야 할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필요하다면 이미 두 차례 연기된 브렉시트를 또 연기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폰데어라이엔은 유럽 의회의 영국 측 의원 질의에는 "나는 여러분이 남아 있기를 여전히 원하지만, 여러분이 문제들을 정리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이롭다"며 "우리는 양쪽에서 모두 서명하지 않은 합의가 있다. 그리고 백스톱이 있다"고 답했다.
또 영국 의회가 부결시킨 브렉시트 합의안에 관해 "나는 그것이 좋은 합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여러분의 책임이며 고귀한 과업"이라며 추가 협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태도를 드러냈다고 통신은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후보는 특히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간 국경 통행에 대한 안전장치, 즉 '백스톱'(backstop)에 변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후보는 "나는 백스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당신들에게 얼마나 중대한 일인지 아주 잘 알고 있다"며 "백스톱은 소중하고 중요하다. 그리고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브렉시트는 어떤 것의 끝이 아니다. 브렉시트는 미래 관계의 시작이며 우리가 잘 협력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어떤 어조와 자세로 브렉시트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U에서 탈퇴하면 영국은 EU와 무역 협상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브렉시트를 어떻게 이행하는지가 이어질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우회적으로 영국을 향해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AFP는 이날 발언이 폰데어라이엔이 EU 집행위원장 후보가 된 후 브렉시트에 관해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그간 영국은 백스톱 조항을 변경하거나 시한부로 하자고 요구해 왔다.
영국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어떤 경우에도 올해 10월 말 EU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이며 영국이 EU를 떠날 때 내기로 한 분담금('이혼합의금') 390억 파운드(약 57조원)의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치고 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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