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군벌에 미사일 넘겼나"…리비아, 프랑스에 해명 요구

입력 2019-07-12 11:24  

"반정부 군벌에 미사일 넘겼나"…리비아, 프랑스에 해명 요구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이 프랑스에 판매한 미사일이 반정부 군벌의 손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 리비아 정부가 프랑스에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합법 정부인 리비아통합정부(GNA)는 이날 프랑스 정부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모하메드 타하 시알라 리비아 외교장관은 성명을 통해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에게 "어떻게 (미사일이) 칼리파 하프타르 세력에 넘어갔고 언제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시급한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반정부 군벌이 이런 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은 GNA를 지지한다는 프랑스 정부의 선언과 배치된다면서 얼마나 많은 무기가 군벌의 손에 들어갔는지도 함께 밝힐 것을 주문했다.
앞서 GNA는 지난달 수도 트리폴리 남쪽 가리안에서 하프타르가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 기지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미국산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4발을 발견했다.
일련번호 확인 결과 대당 17만 달러(약 2억원) 상당의 이 미사일들은 프랑스가 미국에서 사들여 운용하던 무기로 드러났다.
유엔(UN)은 하프타르 측에 대한 무기류 수출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프랑스가 재블린 미사일을 하프타르 세력에 넘겼다면 국제사회의 제재를 위반한 것이 된다.
하프타르 연계 군벌이 장악한 동부 유전에 자산을 보유한 프랑스는 하프타르에게 상대적으로 우호적 태도를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국방부는 LNA 기지에서 발견된 미사일은 리비아에 배치된 프랑스군이 사용하던 재블린 미사일 중 결함이 있다고 판정된 뒤 종적이 묘연해진 것들이라면서 제재 위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프랑스 국방부는 부대 내에 보관되거나 회수됐어야 할 재블린 미사일이 어떻게 반출될 수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어 실제로 하프타르 세력을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의 난립으로 혼란에 빠졌고, 현재는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GNA와 동부를 장악한 하프타르 세력으로 양분돼 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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