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주대환 무책임하다" vs 문병호 "당 대표 사퇴 도구로 활용 안돼"
최고위에 '지도부 공개검증' 혁신안 상정은 불발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고상민 기자 = 바른미래당 주대환 혁신위원장의 사퇴에 바른정당계가 집중 성토하자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가 반발하면서 내홍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던 바른정당계는 주 위원장의 사퇴가 혁신안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한 반면, 당권파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원회에서 의결한 1호 안건 자체가 지도부 체제와 관련된 주요 현안이었는데 의결하자마자 무책임하게 주대환 위원장이 사퇴해 파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위원장이 사퇴했기 때문에 혁신위를 정상화하고 논의하자는 쪽과 정상 절차로 안건이 의결됐기 때문에 최고위에서 논의하고 결론 내리자는 쪽이 엇갈린다"며 "다음 주 중에 다시 논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주 위원장이 어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사퇴했다"며 "혁신위 구성을 보면 최고위 추천 위원들이 소수인데도 배후에서 좌지우지한 것처럼 사실과 다른 말을 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겨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같은 바른정당 출신의 이준석 최고위원은 "가장 인정받는 40세 이하로 혁신위를 구성했는데 민주적 표결 절차로 안건을 의결하자마자 물리적으로 저지하기 위한 위원장 사퇴는 우려스럽다"며 "누군가의 정치적 시간 끌기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권은희 최고위원도 "젊은 혁신위가 하는 것에 기성세대가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되며 혁신위 안을 최고위에서 다뤄야 한다"며 "위원장 문제는 손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정당계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혁신위가 합법적으로 의결했고, 원래 최고위에 자동상정 하기로 했는데 손 대표가 반대하면서 심지어 손 대표 측 사무총장은 안건 상정을 못 하도록 배후에서 조정하고 있다"며 "왜 손 대표가 사퇴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권파로 분류되는 문병호 최고위원은 "혁신위가 가장 먼저 할 것은 여론조사나 청문회를 통해 당 지지율의 추락 원인을 객관적으로 찾는 것"이라며 "그것도 하기 전에 지도부 개편을 제1안으로 한 혁신위를 누가 공정하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문 최고위원은 "혁신위를 당 대표의 사퇴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지도부 개편도 중요한 의제이기는 하지만 그보다 더 급한 게 당 노선과 당 정체성 확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주 위원장이 사퇴했다고 해서 혁신위를 중단할 수는 없으며, 이른 시일 내에 후임을 인선해서 정상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학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어제 주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점심을 같이 먹었다"며 "주 위원장은 '혁신위 논의 과정에서 실망과 좌절했고, 멘붕 상태'라고 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혁신위를 통해 화합하려 했는데 (당내 갈등이) 그대로 재연됐다는 얘기를 들었고, 다른 표현도 있었지만 그것은 얘기하지 않겠다"며 "혁신위원장 선임은 이제부터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주 위원장은 전날 혁신위가 손 대표 등 지도부의 거취를 판단하기 위한 청문회와 여론조사를 추진키로 하자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혁신위가 의결한 '지도부 공개검증' 안은 이날 최고위에 상정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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