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 이튿날 7박9일 연수차 미국행…올해 음주운전 고양시의원 3명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술 냄새를 풍긴 경기도 고양시의원이 회의 참석 전 음주운전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택시를 이용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던 시의원은 경찰에 신고된 다음 날 바로 해외연수를 떠난 상태로, 경찰은 이 의원이 귀국하는 대로 조사할 예정이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12일 "고양시의회 소속 김서현 의원 자택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김 의원의 음주운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10일 고양시의 자택 아파트 주차장에 진입할 때와 주차장에서 밖으로 나갈 때 직접 운전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의 CCTV 분석을 통해 김 의원이 차량에서 내리고 타는 모습이 확인된 시각은 각각 10일 오전 9시 33분과 오전 9시 38분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고양시의회 제232회(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 참석하기 전 물건을 가지러 집에 잠깐 들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이날 낮 본회의 참석 도중 "술 냄새가 난다"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임의동행해 지구대로 가서 음주 측정을 받았다.
김 의원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5%로,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당시 김 의원은 "택시를 이용했다"며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했으며, 자택에서 출발할 때와 달리 고양시의회에 도착했을 때는 동승자였던 김 의원의 지인이 차량을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원은 지구대에서 전날 과음을 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했으나, 음주운전 혐의는 부인한 것이다.
두 사람이 언제 운전대를 바꿔 잡았는지, 김 의원이 도중에 내려 택시를 탄 게 맞는지 등은 더 조사가 필요할 전망이다.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의 김 의원은 현재 '일산테크노벨리 조성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이라는 명분으로 미국 뉴욕과 워싱턴 등을 둘러보는 7박 9일간의 해외 연수 중이다.
시의원(8명)과 시의회 직원 등 총 12명이 참가하는 이번 연수의 소요 예산은 4천756만3천630원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일에 본회의 일정이 늦게 끝나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김 의원이 다음날 아침 바로 출국했다"면서 "음주운전이 사실로 확인된 만큼 귀국하는 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을 포함해 올해 들어 음주운전이 적발된 고양시의원은 총 3명이다.
지난 5월 28일 오후 11시 50분께 고양시 일산서구 아파트단지 주차장에서 김완규 의원이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25%로 운전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또 지난 1월 1일에는 일산서구의 한 도로에서 채우석 의원이 대낮에 음주운전을 하다 중앙분리대 화단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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