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개고기 거래 전면 금지' 부산 구포시장 초복에도 썰렁

입력 2019-07-12 15:39   수정 2019-07-12 16:16

[르포] '개고기 거래 전면 금지' 부산 구포시장 초복에도 썰렁
60년 역사 개 시장 역사 속으로…가게 폐업·텅 빈 철창
삼복더위 특수에 문전성시 옛말…영양탕 손님도 70% 급감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초복인 12일 부산 북구 구포 가축시장(개 시장).
'2019년 7월 1일 구포 가축시장 폐업'이라는 현수막에서 초복을 맞은 시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초복이 되면 옛 구포 개 시장에는 개고기를 사고파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이날은 달랐다.
구포 가축시장 입구부터 썰렁한 모습이어서 이곳이 60년 넘게 이어온 가축시장이었다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다.
개고기를 팔던 상가는 문을 닫거나 장사를 하지 않았다.

가게 앞에 있는 철창은 텅 비었다.
철창에 갇혀 있던 개들은 지난 1일 시장 폐쇄와 함께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한 상인은 "개고기를 파는 가게는 대부분 폐업했고 재고가 있는 일부 가게도 어제까지 장사했지만, 오늘부터는 개고기 거래가 전면 금지돼 사실상 모두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닭고기를 파는 가게에는 초복을 맞아 찾아오는 손님이 간혹 보였다.
생닭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시장이 완전히 허허벌판이 됐다"며 "닭은 개하고 다른데 사실상 닭도 못 팔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상인은 "옛날 같으면 초복, 중복, 말복을 맞아 손님들이 줄을 섰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아 장사가 안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점심시간 한 식당에는 초복을 맞아 영양탕을 찾는 사람도 있었지만, 빈자리가 더 많았다.
식당 주인은 "구포 가축시장이 폐업했다고 알려지면서 식당도 문을 닫은 줄 알고 찾아오는 손님이 70%나 줄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개소주와 흑염소 중탕 등을 거래하는 가게에도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여파로 약초 가게도 손님이 뚝 끊겼다.
한 약초 가게 주인은 "오늘이 초복인데 손님이 없다. 삼복더위가 오면 각종 약초를 넣어 만드는 약탕 주문이 쇄도하는지만, 올해는 사람도 차량도 구경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구포 가축시장은 한때 전국 최대 규모 개 시장으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동물 학대 논란을 일으키며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일부터 개 시장은 폐쇄됐다.

오거돈 부산시장,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 정명희 북구청장, 박용순 구포가축시장 지회장은 1일 구포 가축시장 폐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가축시장 상인들은 영업을 전면 중단하고 정리 기간을 거쳐 초복 하루 전날인 11일까지 완전히 폐업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동물 학대 논란을 빚었던 구포 가축시장을 반려동물 친화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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