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매일 먹는데 보양식 따로 필요있나요" 달라진 복날 풍경

입력 2019-07-12 16:49  

"치킨 매일 먹는데 보양식 따로 필요있나요" 달라진 복날 풍경
시원한 음식 먹거나 메뉴도 다양…복날 큰 의미 두지 않기도
'개 도살 금지·개고기 법제화' 찬반 논쟁도 가열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복날엔 무더위를 이길 보양식을 먹어야 한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복날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거나 전통적인 보양식이 아닌 다양한 음식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회사원 이모(31) 씨에게 복날은 그저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이 '치킨 할인권'을 주는 날에 불과하다.
초복인 12일 그는 "오늘이 초복인지 모르고 있다가 구내식당 메뉴가 삼계탕이어서 알았다"면서 "하루가 멀다고 밤에 치킨을 배달해 먹으니 복날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웃었다.
그는 "오늘도 퇴근 후에 배달 애플리케이션 앱에서 받은 치킨 할인권을 이용해 치킨을 시켜 먹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전 중구 사정동에 사는 직장인 전모(35) 씨도 "오늘 사실 초복인 줄도 모르고 마라탕(중국 향신료 마라와 각종 야채를 함께 넣고 끓인 탕)을 먹었다"며 "마라탕에도 소고기가 들어가지 않나. 꼭 닭이나 개고기를 먹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열치열'도 옛말이다.
이날 오후 대전시청 인근 삼계탕집도 붐볐지만, 냉면이나 메밀소바 등을 파는 음식점 역시 북적였다.
시민들은 서늘한 에어컨 아래서 시원한 국물을 들이켜며 더위를 이겼다.


회사원 김모(38) 씨는 "점심으로 밀면을 먹었다"면서 "더울 땐 역시 시원한 음식이 진리"라고 말했다.
보양식을 먹더라도 전통적인 삼계탕 등을 먹어야 한다는 인식도 적어졌다.
이마트가 지난 2년 7∼8월 보양식 매출을 분석해보니, 생닭 매출은 감소하고 장어와 전복, 민어 등 비중이 증가했다.
백숙용 생닭 비중이 51.6%에서 45.6%로 감소한 반면 전복은 23.2%에서 25.6%로, 장어는 17.2%에서 21.4%로 각각 늘어났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이 복날을 맞아 할인 쿠폰 제공 경쟁에 열을 올리는 것도 몇 해 전 복날 만해도 볼 수 없던 모습이다.
배달의민족은 모든 메뉴에 쓸 수 있는 5천원 쿠폰을 주고, 요기요는 치킨 6천원 할인 쿠폰을 준다.
복날마다 개고기 식용 찬반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는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찬반 논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날도 여의도 국회 앞에서 동물권 단체들은 "개 도살이 금지돼야 한다"고 외쳤고, 10m 떨어진 곳에서는 '식용 개 사육 농민'들이 "개고기 법제화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o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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