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메일과 인터뷰…브렉시트 강경론자에 대한 불만도 나타내
"총리직, 권력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한 것" 강조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이달 자리에서 물러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재임 기간 브렉시트(Brexit)로 인한 분열을 막지 못한 데 대해 후회의 뜻을 비쳤다.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에 가로막혀 브렉시트를 완수하지 못한 데 대한 불만도 숨기지 않았다.
지난달 집권 보수당 당대표에서 물러난 메이 총리는 현재 진행 중인 경선에서 새 당대표가 선출되면 총리직 역시 넘겨주게 된다.
16만명의 보수당원들은 오는 22일(현지시간)까지 우편투표를 실시하며, 결과는 23일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 총리는 12일 일간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여간의 총리직 수행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메이 총리는 자신이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승인을 위해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과의 대화는 물론, 총리직까지 내던지려 하는 등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메이는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가장 어려운 것은 유럽연합(EU)과의 협상일 것이라고, 의회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여 이를 완수할 것이라고 잘못 판단했다"면서 "브렉시트를 위해 캠페인을 한 이들이 우리가 (EU를) 떠나는데 투표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은 물론 보수당과 노동당 내에 퍼져있던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와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 사이의 분열을 막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메이 총리는 2017년 총선 캠페인 과정에서 TV 토론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메이는 자신의 총리직에 대한 신임과 브렉시트 협상의 추진력을 얻기 위해 2017년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북아일랜드의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과 사실상의 연립정부를 구성해 정권을 유지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당시 선거운동 과정에서 메이 총리는 TV 토론 참여를 거절해 뒷말을 낳았다.
메이 총리는 "TV 토론이 (전임자인) 데이비드 캐머런 (브렉시트) 캠페인의 생혈을 빨아먹는 것을 봤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TV 토론에 참여했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메이는 총리직이 권력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공공서비스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너무나 자주, 총리직을 권력으로 보는 이들은 이를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 관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는 큰 차이를 낳는다"고 우려했다.
조기사퇴 발표 기자회견에서 울먹인 자신을 비판한 사람에 대해서도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메이는 "남자 총리의 목소리가 울먹였다면 '얼마나 애국적인가. 정말로 나라를 사랑하는가 보다'라고 말했을 것이다"라면서 "그러나 여자 총리에게는 '왜 울먹이지'라는 반응을 보인다"며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5월 말 열린 사퇴 발표 기자회견에서 "(영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로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인생의 영광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아주 큰 고마움을 가지고 일해왔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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