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종전 촉구 결의·주한미군 감축제한'도 채택…상원 협의 거쳐 법안 완성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하원이 심의하는 미 정부의 내년도 국방 예산안인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법안에 대북 금융제재 강화와 북한의 비핵화 검증 예산을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외교를 통한 대북문제 해결과 한국전쟁의 공식 종전을 촉구하는 결의' 조항과 주한미군을 현재 규모인 2만8천500명보다 감축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12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하원은 전날 본회의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이나 금융기관이 미 금융기관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오토 웜비어 북한 제재 법안'을 국방수권법에 포함하는 수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미국에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딴 것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기업에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앞서 상원을 통과한 '오토 웜비어 대북 은행업무 제한 법안'과 유사하다.
하원은 내년 국방 예산에 북한 비핵화 검증을 위한 1천만달러(약 117억원)를 추가하는 수정안도 채택했다.
이는 민주당 로 카나(캘리포니아) 의원이 제출한 것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활동 검증을 위해 예산을 사용하는 내용이다.
하원은 주한미군을 현 수준인 2만8천500명 아래로 줄이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내년 법안에 담기로 했다. 이는 주한미군 전력을 2만8천500명 이하로 감축하기 위한 예산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규정됐다.
이는 2019년도 국방수권법에서 주한미군을 2만2천명 이하로 줄일 수 없도록 한 것과 비교해 6천500명 늘어난 것이다. 상원도 같은 내용의 수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하원 법안에는 '외교를 통한 대북문제 해결과 한국전쟁의 공식 종전을 촉구하는 결의' 조항도 들어갔다.
이는 로 카나 의원과 하원 외교위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 의원이 공동 발의한 국방수권법 수정안에 담긴 것이다.
미 연방의회가 외교적 방식으로 대북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전쟁 종전을 추구하자는 결의를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것은 처음이다.
국방수권법은 미 국방 예산의 편성 근거가 되는 법률로 해마다 제정된다.
의회가 매년 통과시키는 이 법안의 심사 과정에서 여러 의원이 현안이나 관심 사항을 추가하기 위한 수정안을 제출하며 한반도 관련 내용도 그중 하나다.
미국에서는 동일한 법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해야 법률로 제정된다.
서로 다른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 각각 상·하원을 통과할 경우 양원이 위원회를 구성, 합동 회의(conference)를 통해 법률 문안을 일체화하는 작업을 한다. 이런 타협 과정을 거친 최종안이 양원을 통과해 대통령에게 송부된다.
한편 내년도 국방 예산과 관련, 상원은 7천500억 달러를, 하원은 7천330억 달러를 각각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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