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서비스 왔다가 브라질 정착한 쿠바 의사들 난민신청 급증

입력 2019-07-15 04:01  

의료서비스 왔다가 브라질 정착한 쿠바 의사들 난민신청 급증
2018년 11월∼2019년 4월 2천209명 신청…1년 전의 3배 가까운 수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운영하는 빈곤 지역 의료 서비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브라질에 체류 중인 쿠바 의사들의 난민 신청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브라질 국가난민위원회(Conare)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브라질에 난민 신청을 한 쿠바 의사가 2천209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위원회는 난민 신청 건수가 이보다 1년 전인 2017년 11월∼2018년 4월의 880명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쿠바 의사들의 브라질 난민 신청은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계속했다.
이는 브라질 정부가 빈곤 지역 의료 서비스 확충을 위해 2013년부터 '더 많은 의사들'(Mais Medicos)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과 시기를 같이한다.
영국·스웨덴 등 유럽 의료 선진국의 보건 정책을 본뜬 이 프로그램에 따라 브라질에서 활동한 외국인 의사는 1만6천400여 명이며 이 가운데 쿠바 출신이 8천300여 명이었다.
브라질 정부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쿠바 의사들에게 월급을 직접 주지 않고 쿠바 정부에 전달했고, 쿠바 정부는 일정액을 제외하고 월급을 지급했다. 쿠바 의사들이 실제로 받은 월급은 30% 정도로 알려졌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해 말 당선인 시절 쿠바 정부가 자국 의사들을 '노예 노동'과 다름없는 상황에 빠지게 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쿠바 정부는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에 참여한 자국 의사들을 철수시키고 외교 관계 중단을 경고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귀국을 거부하고 브라질에 정착한 쿠바 의사는 2천여 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본업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우버 택시 운전이나 병원 행정 업무, 상업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브라질 정부는 '더 많은 의사들'을 대체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쿠바 의사들의 참여를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의료서비스인 통합보건시스템(SUS)에 따라 쿠바 의사들에게 2년간 활동을 허용하고, 이후 재평가를 거쳐 활동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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