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재 철회하면 당장 협상"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을 괴롭히려는 미국의 시도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14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국제사법재판소(ICJ) 등 국제무대에서 이란을 괴롭히려고 수없이 시도했지만 모두 허사였다는 점이 드러났다"라며 "이것은 이란의 승리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직 가짜 정권(이스라엘)과 조그만 한두 국가(사우디아라비아, UAE)만 미국을 지지할 뿐 전 세계가 미국 폐해에 저항하고 있다"라며 "전 세계가 전략적 인내라는 어려운 일을 해낸 이란을 칭송한다"라고 강조했다.
'전략적 인내'는 지난해 5월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했음에도 1년간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했다는 점을 자칭하는 용어다.
그는 "지금 상황은 전시보다 어렵지만 기필코 승리할 것이다"라며 "미국이 선포한 경제 전쟁에 맞서 우리가 다른 곳에 힘을 낭비하지 말고 국민 전체가 단합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미국과 대화 가능성과 관련,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핵합의에 따라 먼저 제재를 철회하고 이란을 그만 괴롭힌다면 바로 그 시점에 그들과 기꺼이 협상하겠다"라며 "미국은 제정신을 차리고 논리의 길로 돌아오라"라고 촉구했다.
또 "러시아와 중국은 핵합의 서명국으로서 약속을 잘 지키지만 유럽(영·프·독) 측은 말로만 핵합의를 지지한다고 하고 우리의 기대에는 전혀 미치지 못한다"라며 "유럽에 대한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해 우리도 핵합의 이행을 축소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럽 측이 인스텍스(유럽과 이란의 교역을 전담하는 금융회사)를 통해 미국의 제재를 극복하고 우리와 교역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핵합의 이행 수준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결정을 되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9월5일까지 유럽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하지 않으면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까지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이미 핵합의에서 정한 농도(3.67%)보다 높은 4.5%까지 우라늄을 농축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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