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환자 뇌 슈퍼컴으로 들여다봤다…발병원리 확인

입력 2019-07-1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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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환자 뇌 슈퍼컴으로 들여다봤다…발병원리 확인
"후천적 뇌 돌연변이와의 연관성 규명"…국제 학술지 논문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의 발병 원리를 밝혀냈다.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이정호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유석종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박사 공동 연구팀은 후천적 뇌 돌연변이가 알츠하이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주로 생긴다.
40∼50대 알츠하이머 환자도 있기는 하나, 대체로 고령일수록 발병 위험이 커지는 특징을 보인다.
기존 알츠하이머병 유전체 연구는 환자 말초 조직인 혈액을 이용해 전장 유전체 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또는 가족력 있는 환자한테서 발견된 일부 유전자에 대한 패널을 분석하기도 했다.


KAIST·KISTI 공동 연구팀은 산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 중 내후각피질(entorhinal cortex)에서 신경섬유 다발이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주목했다.
이를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사후 뇌 조직을 확보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정상인 해마 형성체 부위를 레이저 현미 해부법을 통해 정밀하게 오려냈다.
고심도 전장 엑솜 분석(Deep whole-exome sequencing) 자료를 만드는 한편 체성(체세포) 유전변이 분석에 특화한 기술도 독자적으로 구축했다.
엑솜은 유전자를 구성하는 엑손(exon)의 집합이다. 인간의 경우 엑솜 크기가 전체 유전체 길이의 약 1%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작지만, 엑솜에 발생한 돌연변이가 질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요하다.
약 20TB(테라바이트)의 방대한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은 국가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에게 맡겼다.
새 방법론을 통해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에서 후천적 체성 유전변이 존재를 체계적으로 규명했다.


돌연변이원(Mutation Signature) 분석 결과 알츠하이머 뇌 체성 유전변이 22.2%는 과활성 산소에 따른 DNA 손상 때문에 나타났다.
26.9%의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서는 유전변이가 타우 단백질 과인산화 경로에 누적된 것을 확인했다. 뇌에 쌓인 체성 유전변이가 타우 단백질 과인산화를 통해 알츠하이머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를 직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KISTI 유석종 박사는 "저빈도 체성 유전변이 분석 파이프라인과 빅데이터 분석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발병 과정을 들여다봤다"며 "신경 퇴행성 뇌 질환 연구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KISTI를 비롯해 서울대 의대, 연세대 의대,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연구진도 함께 참여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12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실렸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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