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서 불 난 카페리선…승무원들 침착한 대처로 큰 피해 막아

해상서 불 난 카페리선…승무원들 침착한 대처로 큰 피해 막아
승객 150명 모두 갑판 대피…신속한 화재대응으로 불 확산 저지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인천 자월도 인근 해상을 지나던 중국 친황다오(秦皇島)행 카페리선에서 불이 났지만, 한국과 중국 승무원들의 침착한 대처로 큰 피해를 면했다.
16일 인천 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55분께 인천시 옹진군 자월도 서쪽 1.4마일 해상을 지나던 1만2천300t급 한중 합작 카페리선 신욱금향호 기관실에서 불이 났다.
당시 이 여객선에는 중국인 관광객 147명, 한국인 3명 등 승객 150명과 한국 및 중국인 승무원 50명 등 모두 200명이 승선했다.
승객석에서 탄 냄새가 느껴질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승무원들은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대피 안내방송을 내보냈다.
잠을 자고 있던 상당수 승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송과 승선원들의 안내에 따라 구명조끼를 입고 갑판으로 이동했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승객들은 모두 안전하게 대피했다.
해상서 불 난 카페리선…승무원들 침착한 대처로 큰 피해 막아 / 연합뉴스 (Yonhapnews)
승객 여우테성(54·남·중국인)씨는 "대피 안내방송을 듣고 잠에서 깨어나 승선원들 안내에 따라 갑판으로 이동했다"면서 "불이 났다는 소식에 놀라기는 했지만 당황스럽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다른 승객들도 위기상황에 동요하지 않고 침착하게 갑판으로 이동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불은 승무원들이 고정 소화장치를 작동시키고 기관실을 밀폐하면서 더는 확산하지 않았다.
해경 대원들은 구조정 2척을 타고 신고 접수 40분여만인 오전 1시 35분께 현장에 도착, 카페리선에 승선해 승객들의 안전을 챙겼다.
해경은 3천t급 해경함정 3005함을 현장에 추가로 급파해 이날 오전 5시 52분께 승객들을 모두 구조했다.
다행히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승객 중 1명(60세·여·중국인)이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생명에 이상은 없는 상태다.
불은 선박 엔진 일부를 태웠으나 기관실 내부에 설치된 소화장치가 작동하면서 꺼진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기관실 내 이산화탄소 등 유해가스를 외부로 배출한 뒤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해경함정 3005함을 타고 이날 오전 8시께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로 입국한 승객들은 이날 정오와 자정께 각각 중국 톈진(天津)과 잉커우(營口)로 향하는 여객선으로 출항할 예정이다.
해경 관계자는 "현재 선박 내부 유해가스를 외부로 배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불이 난 기관실은 재차 불이 나는 상황에 대피해 오늘 정오까지 열지 않고 외부에서 지켜본 뒤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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