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캐나다 국가미생물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저명한 중국계 바이러스 학자가 캐나다 당국으로부터 '정책 위반' 혐의를 받아 연구소를 떠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캐나다 공영 CBC 방송 등에 따르면 추샹궈 박사와 남편인 청커딩, 그리고 추 박사의 제자가 지난 5일(현지시간) 캐나다왕립기마경찰(RCMP)의 명령에 따라 국가미생물연구소를 강제로 떠나게 됐다.
국가미생물연구소는 에볼라 등 치명적인 전염병을 다루는 캐나다 유일의 4급 바이러스학 시설이다.
연구소 관계자들은 "추 박사 등의 실험실 출입허가는 취소됐다"면서 "8일 '추 박사 등은 한동안 휴가 중이며, 그들과 연락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CBC는 또 소식통들을 인용, 이번 조치는 연구소 IT 전문가들이 몇 달 전 근무시간이 끝난 후 추 박사의 사무실에 들어가 컴퓨터를 교체한 뒤 이뤄졌다고 전했다.
추 박사는 중국 톈진(天津) 출신의 의사로 1996년 대학원 공부를 위해 캐나다로 왔으며, 중국 대학과 관계를 유지하며 다수의 중국 학생을 데려와 연구에 참여시켰다.
추 박사는 또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지맵'(ZMapp) 개발에 참여한 저명 바이러스 학자이자, 국가미생물연구소 '특정 병원체 프로젝트' 백신개발 분야 등의 책임자를 맡고 있었다.
남편 청커딩도 국가미생물연구소 소속 생물학자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에 대한 논문을 쓴 바 있다.
왕립기마경찰 측은 지난 5월 24일 캐나다 공중보건국(PHAC)으로부터 관련 사건을 넘겨받았다면서 "현재 공공 안전에 대한 위협은 없다"고 밝혔다.
공중보건국 측은 이번 건을 '정책 위반'이자 '행정상의 문제'로 설명하면서,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구금되거나 가택 연금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공중보건국 측은 구체적인 사건 내용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CBC는 전문가들을 인용, 이번 사건이 지적 재산권이나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또 캐나다의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체포로 중국과 캐나다가 갈등 중인 가운데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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