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과금·보전수당 등 고정성 인정…신의성실 원칙 적용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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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대학교병원 근로자와 퇴직자들이 병원을 상대로 상여금과 성과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울산지법 민사12부(김용두 부장판사)는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어린이집 교사 등으로 근무 중이거나 근무하다가 퇴직한 21명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소송 선고 공판에서 "피고는 원고들이 청구한 인용 금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인용 금액은 개인당 적게는 150만원에서 많게는 5천700만원으로, 총액은 약 4억2천900만원에 이른다.
원고들은 "2011년 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수당을 지급했을 때, 병원이 기초임금에 상여금·성과금·보전수당을 더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계산·지급했어야 했다"고 주장하면서 미지급 수당과 이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상여금과 성과금은 고정성이 인정되지 않고 연차휴가제도에 따른 보전수당은 휴가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신설한 수당이어서, 모두 통상임금 산정의 기초로 포함될 수 없다"면서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에는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나 관행이 형성돼 있는데도 미지급 수당 등을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위배된 권리 행사다"라고 맞섰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해야 하고,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행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민법의 기본 원칙이다. 즉, 법인 경영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면 통상임금 소급분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것이다.
재판부는 원고 청구를 대부분 인용했다.
재판부는 "상여금은 정기적·일률적으로 일정액이 지급됐고 근로자 업적이나 성과 등과 관계없이 지급된 것으로, 고정성이 인정되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면서 "소정 근로를 제공하면 지급이 확정되는 성과금, 근로계약이나 보수 규정에 의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보전수당 등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병원의 경제적 부담이 어느 정도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한다거나 그 존립을 위태롭게 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그 적용을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할 신의성실 원칙을 우선 적용할 경우로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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