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EU 제재에도 "동지중해 가스 시추 계속"(종합)

입력 2019-07-16 23:03  

터키, EU 제재에도 "동지중해 가스 시추 계속"(종합)
5월부터 키프로스 섬 대륙붕서 가스 시추…주변국 반발
EU, 터키와 항공협정 체결 협상 중단·지원금 삭감 등 제재 결정
터키 외교·에너지 장관 "네 번째 선박 보낼 것" 반발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가 유럽연합(EU)의 제재에 굴하지 않고 동(東)지중해 키프로스 섬 연안에서 천연가스 시추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터키 외교부는 16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EU 외교위원회가 어제 채택한 결론은 동지중해에서 시추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터키의 결심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EU는 키프로스 섬의 천연자원에 대해 동등한 권리를 가진 북키프로스 튀르크 공화국(북키프로스)의 존재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라며 "이는 EU가 얼마나 편향되고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지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또 "그리스와 키프로스공화국이 EU 회원국 지위를 어떻게 남용하는지 보여주는 한 예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터키와 북키프로스의 권리를 계속 보호하고 이를 위한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에 대해 EU는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터키는 2013년 노르웨이에서 사들인 지진 탐사선 '바르바로스 하이렛틴 파사'호를 동지중해에 투입했으며, 올해 5월 시추선 '파티흐'로 키프로스섬 연안 대륙붕에서 천연가스 탐사·시추를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는 시추선 '야우즈'를 추가 투입해 그리스, 키프로스 등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동지중해의 분단국인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으며 이후 친(親)그리스 장교들이 1974년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섬 북부를 점령해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
국제법적으로는 그리스계 주민이 대다수인 키프로스공화국만 정식국가로 인정받는다.



키프로스공화국은 다국적 에너지기업과 함께 연안 대륙붕 자원 개발을 추진 중이나, 터키는 북키프로스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시추선 투입을 강행했다.
그러자 키프로스는 터키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하는 등 국제법을 어겼다고 규탄했고, EU는 15일 터키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모인 EU 외교장관들은 성명을 통해 지속적이고 새로운 불법 시추 활동을 이유로 터키에 대한 제재를 결의했다.
EU는 우선 터키와 종합항공운송협정 체결 협상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유럽투자은행에 터키 내 대출 관련 사항을 검토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터키의 EU 가입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에 터키 내 정치 개혁과 농업 등의 프로젝트에 배정한 1억4천480만 유로(약 1천920억원)의 지원금도 삭감하기로 했다.
아울러 EU의 행정부 격인 유럽위원회(EC)에 이번 시추 활동 연루 세력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 검토를 요청했다.
북마케도니아의 수도 스코페를 방문 중인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EU가 터키에 대해 그런 결정을 내린다면 우리는 동지중해에서 활동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우리는 동지중해에 배 3척을 투입했고 가능한 한 일찍 네 번째 배를 보낼 것"이라며 "EU는 그런 방법으로 터키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티흐 된메즈 터키 에너지장관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네 번째 선박을 동지중해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된메즈 장관은 트위터에 마르마라해(海)에서 작업중인 탐사선 '오루츠 레이스'호의 작업이 마무리되면 이 배를 동지중해에 투입할 것이라고 적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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