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축구는 남녀 상금 격차 크고 테니스는 동일 규모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골프 여제' 박인비(31)가 남녀 메이저 대회 상금 격차가 너무 크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인비는 16일 경기도 용인시 메르세데스 벤츠 용인 수지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여자 메이저 대회가 상금 증액을 시작했다"며 "지금 여자 메이저 대회 상금은 남자 일반 투어 대회 상금의 3분의 1, 절반 정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18일 개막하는 남자 브리티시오픈의 총상금은 1천75만달러, 우승 상금은 193만5천달러로 책정됐다.
반면 8월 1일 막을 올리는 여자 브리티시오픈은 총상금 450만달러, 우승 상금 67만5천달러 규모다.
상금 총액은 절반을 약간 밑돌고, 우승 상금은 3분의 1 수준이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 1위 이정은(23)의 164만5천15달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55위에 해당한다.
박인비는 "미국에서는 여자 대회 생중계보다 남자 대회 녹화 중계를 할 때가 더 많을 정도로 여자 선수들의 설 자리가 부족하다"며 "사실 TV 중계나 미디어 노출이 돼야 여자 대회 환경이 더 좋아질 수 있는데 그런 면이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주 나란히 끝난 LPGA 투어와 PGA 투어 대회 상금을 비교하면 메이저 대회보다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다.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은 총상금 175만달러, 우승 상금 26만2천500달러였고 PGA 투어 존 디어 클래식은 총상금 600만달러, 우승 상금 108만달러였다.
박인비는 "일반 대회에서도 여자 대회 상금 규모가 남자 대회의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만 돼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른 종목에서도 남녀 상금 차별에 대한 논란이 최근 불거진 바 있다.
축구는 이달 초 프랑스에서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우승 상금이 400만달러였으나 지난해 남자 월드컵의 경우 우승 상금이 3천800만달러로 차이가 컸다.
남녀 대회 모두 우승한 나라가 치른 경기 수는 7경기로 똑같았다.
반면 남녀 상금이 동일한 테니스에서는 최근 '남녀 동일 상금이 정당한가'라는 정반대의 논란이 일었다.
14일 끝난 윔블던 결승에서 남자 단식의 경우 4시간 57분이 대접전 끝에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우승했고, 전날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가 불과 56분 만에 우승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호주 인터넷 포털 사이트 야후7은 "조코비치가 결승까지 7경기를 치르면서 18시간 1분간 코트에서 뛰었다"며 할레프의 경우 9시간 29분으로 조코비치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고 비교했다.
남녀 테니스 메이저 대회는 남자가 5세트, 여자가 3세트 경기로 규정 자체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뜩이나 남녀 동일 상금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있었는데 올해 윔블던에서는 남녀 단식 결승전 소요 시간 격차가 워낙 크게 벌어지면서 논란 역시 더 커진 모양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의 경우 여자 단식 결승이 2시간 27분이 걸려 2시간 4분 만에 끝난 남자 단식 결승보다 오히려 더 소요 시간이 길었고, 이때는 남녀 동일 상금에 대한 논란이 없었다.
여자 쪽 상금이 더 큰 종목도 있다.
여자 골프 인기가 더 높은 국내에서는 현재 남자골프 상금 1위 서요섭(23)의 3억6천913만원이 여자 투어 순위에 대입하면 7위 정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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