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美기업 실명 거론 비판…"세계 2위 中시장 과소평가해선 안 돼"
하니웰 "우린 부품 제조업체 불과…대만과 직접 거래 없어" 해명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진방 안승섭 특파원 = 미국이 대만에 에이브럼스 전차 등 22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를 추진한 데 반발해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 제재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중국 주요 매체들이 대만 무기 판매에 참여하는 미국 기업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17일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대(對)대만 무기 판매에 참여하는 기업 중 '걸프스트림', '하니웰', '오시코시' 3곳의 실명을 열거하며 이들 기업이 대만 무기 판매에 나선다면 중국 시장에서 곤란한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민일보는 상업용 제트기를 생산하는 걸프스트림과 에어컨 시스템 제조 업체인 하니웰이 중국 시장에서 매출 규모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문은 또 특수 차량 제조 업체인 오시코시가 생산하는 항공기 화재 진압 차량 역시 중국 내 60여 개 공항에서 사용 중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중국이 세계 2위의 시장이라는 점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도 걸프스트림과 오시코시 등 미국 기업 4곳이 대만 무기 판매와 관련된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특히 걸프스트림 입장에서 중국 시장은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들 기업이 제재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사평(社評)을 통해 "대만 무기 판매에 참여하는 미국 기업에 중국 시장을 잃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미국은 중국이 미국 기업을 제재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이 미국 기업 제재를 거론하자 미국 의회가 과민반응을 보였다"면서 "이는 중국 당국의 미 기업 제재가 효과가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이 이들 기업에 어느 정도의 피해를 줄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관련 기업을 제재할 능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중미 양국 간에 벌이는 게임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양방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하니웰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보낸 해명에서 "하니웰이 중국 정부에 의한 잠재적 제재 대상으로 거론될 이유가 없다"며 "우리는 부품 제조업체에 불과하며, (부품이 들어간) 제품이 어디에 쓰이는지 결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니웰은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정부 대 정부의 거래에 하니웰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하니웰은 대만과 직접 거래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민일보 위챗 계정 등이 하니웰이 제너럴다이내믹스가 생산하는 탱크의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고 거론한 데 대한 해명으로 보인다.
제너럴다이내믹스는 최근 미국 국무부가 대만에 대한 판매를 승인한 M1A2 에이브럼스 전차를 생산한다.
하니웰은 2003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를 싱가포르에서 중국 상하이로 이전한 후 중국 시장 공략에 힘을 쏟아왔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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