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알랭 뒤카스:위대한 여정'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요리는 마치 무한한 우주 같다. 아무리 탐험해도 끝이 없다. 프랑스 최고 셰프로 꼽히는 알랭 뒤카스(63)가 지금도 전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며 음식 맛을 보는 이유다.
그는 전 세계 31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셰프 경력 시절 총 21개 미슐랭 스타를 획득한 거장이지만, 그의 삶은 베일에 싸여있었다.
그런 알랭 뒤카스의 삶과 요리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이 다음 달 1일 개봉한다. 쥘 드 메스트르 감독이 2년간 그를 따라다니며 찍은 작품이다.
알랭 뒤카스는 자신이 최고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호기심을 첫손에 꼽는다. 세상의 모든 맛을 알고 싶은 그는 런던, 홍콩, 베이징, 도쿄, 마닐라, 파리, 뉴욕, 리오로 끊임없이 미식 기행을 떠난다. 셰프의 세심한 손끝으로 탄생한 각양각색 요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눈은 즐겁고, 입안에 침이 저절로 고인다.
프랑스 남부 농가에서 태어난 알랭 뒤카스는 요리 재료 본연의 맛, 자연주의를 지향한다. 육류를 줄이고 채소 위주 메뉴를 선보인다. 최상의 식자재만 고집하는 것은 물론이다. 직접 농장을 찾아가 채소잎과 열매 등을 따서 일일이 맛본다.
아쉽게도 그가 정작 요리하는 모습은 이 작품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일본 방송에 출연해 시연하는 장면이 잠시 등장할 뿐이다.
대신 사업가로서 면모가 강조된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세계 각지 식당을 찾아가 음식을 먹어본다. 각 식당에 있는 제자 셰프들에게 재량권을 주되, "한방이 필요하다" "디테일이 모여 전부가 된다"와 같은 촌철살인의 평가도 잊지 않는다.
다큐멘터리에는 그가 베르사유궁 안에 최초의 레스토랑을 열기까지 과정도 담긴다. 300년 전 왕의 식사를 현대식으로 제공하기 위해 메뉴 선정은 물론 레스토랑 인테리어, 식기 디자인, 유니폼까지 하나하나 신경 쓰는 모습이 세심하게 그려진다.
또 지구 자원 보호에 힘쓰고, 불우한 이웃을 돕는 사회운동가로서 면모도 담겼다.
그의 사생활은 일절 다루지 않는다. 과거 그가 탄 항공기가 알프스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자 중 유일하게 생존해 오랫동안 트라우마를 겪은 사실 정도만 털어놓는다.
fusion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