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년 이어 세번째 '불발'…현대 "정확한 이유 알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현대그룹이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16주기(8월 4일) 추모 행사를 북한 금강산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북측이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북측이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남북 간의 미묘한 기류를 반영한 모종의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현대아산은 19일 "정 전 회장 16주기를 맞아 금강산 추모 행사를 검토했으나 북측 의견을 고려해 올해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의 의사를 확인한 결과 "이번 행사는 내부 사정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보내온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회장의 금강산 추모 행사가 열리지 않은 것은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2016년에는 북한 핵실험 등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으로 현대 측이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으며, 이듬해인 2017년에는 북한 아태평화위원회가 "이번에는 어렵다"면서 거부해 무위로 끝난 바 있다.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됐던 2008년에도 현대아산 관계자들이 방북해 금강산 추모 행사를 예정대로 열었다.
북한의 거부로 올해 금강산 추모행사가 무산됨에 따라 정 전 회장의 16주기 행사는 경기 하남 창우동 선영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지난 2017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던 만큼 특별히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고 밝혔으나 올해는 북측이 무난하게 수용 의사를 밝힐 것으로 기대했던 터여서 당혹감과 실망감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각에서는 지난달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이 이뤄지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상황에서 북측이 '민간 교류' 형식으로 진행돼 온 정 전 회장의 금강산 추모 행사를 거부한 데 대해 의외라는 평가도 내놨다.
현대 측은 "우리 사업과 관련된 현안들을 면밀하게 체크하고 남북경협사업 재개를 더욱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면서 "하루빨리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등 경협사업이 정상화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갖춰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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