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주 혁신위원 단식투쟁 8일째…孫 심야에 만났으나 평행선만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방현덕 기자 = 혁신위원회가 좌초하며 재연된 바른미래당의 갈등이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손학규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최고위원들은 19일 혁신위가 마지막으로 의결한 '지도부 검증안'의 최고위 상정을 요구했으나 손 대표가 거부하며 다시 충돌했다.
혁신위원들도 회의장 밖에서 손 대표와 고성을 주고받는 등 공개적으로 갈등을 표출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퇴진파'의 한 축인 바른정당계의 수장 유승민 의원은 22일을 데드라인으로 혁신위 문제 해결을 촉구했으나 손 대표의 지방행으로 사태 해결이 난망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승민·하태경·유의동 의원과 오신환 원내대표 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이날 오후 6월 임시국회 의사 일정과 관련한 의원총회가 끝난 뒤 약 1시간가량 혁신위와 관련한 대책 회의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은 "이 문제를 월요일까지는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회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오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장이라도 결론을 내고 싶지만 월요일에 최고위원회의가 잡혀 있으니 그때까지 해결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위를 깨고 아예 안 할지, 아니면 어떻게든 계속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데 손 대표가 너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회동에 참석한 뒤 국회를 찾아 혁신위원 4명과 약 40분가량 대화했다.이 자리에서 혁신위원들은 "우리는 계파의 전위대가 아니다", "혁신안을 최고위에 상정해 논의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손 대표가 "처음부터 손학규 퇴진 안건을 추진하지 않았느냐"고 맞서며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혁신위 정상화' 등을 쓴 피켓을 들고 최고위 회의장 한쪽에서 시위한 최고위원들은 회의 후 손 대표를 쫓아가 "피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손 대표도 "위원장이 없는데 무슨 (혁신안 상정을 하느냐)"라고 '버럭'하면서 양측은 얼굴을 붉혔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손 대표가 이날 오후 부산에 내려갔다가 주말에도 지방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 "혁신위원들과 주말 동안 다시 만나는 것도 어렵고, 문제에 진전이 있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혁신안 최고위 상정 등을 요구하며 손 대표 사무실 앞에서 단식에 돌입한 퇴진파 성향 권성주 혁신위원의 단식은 내주 열흘을 넘어가게 될 전망이다.
권 위원은 이날 오전 유승민 의원이 자신을 만나러 오자 눈물을 흘리며 "(손 대표가) 비겁하게 도망가고 있다. 잘못된 것은 끝까지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손 대표와 면담한 유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혁신위가 어렵게 시작됐고, 당의 사정이 어려운 만큼 어떻게든 혁신위가 정상화되기를 바란다"며 "권 위원도 단식을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혁신위원장이 없기 때문에 혁신안을 최고위 안건으로 올리는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면서 현 상태에서 혁신안을 상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오신환 원내대표는 4·3 보궐선거 당시 당이 여론조사를 맡긴 업체가 허위 조사를 해왔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날 서울 금천경찰서에서 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일각에서는 당이 고소한 여론조사업체 대표와 당시 바른미래연구원 부원장 등이 손 대표의 측근이라,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당내 계파 갈등에 구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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