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가 훔쳐 간 명화, 伊 우피치 미술관에 반환돼

입력 2019-07-20 00:42  

나치가 훔쳐 간 명화, 伊 우피치 미술관에 반환돼
네덜란드 화가 하위쉼의 정물화 '화병', 75년 만에 제자리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독일 정부가 2차대전 당시 나치가 훔친 18세기 네덜란드 화가의 명화를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에 돌려줬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피렌체 피티 궁전에서 열린 반환식에 참석해 "의도하지 않았던, 긴 여행이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며 "이 그림이 제 자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날 반환된 그림은 정물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네덜란드 화가 얀 판 하위쉼의 유명한 작품 '화병'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히는 우피치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이 작품은 가로 35㎝, 세로 47㎝의 유화로, 2차 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에 나치 병사들이 훔쳐 간 뒤 독일로 옮겨졌다.



이후 행방이 묘연하던 이 작품은 1991년 독일의 한 가문이 경매를 통해 작품을 판매하려고 하면서 약 5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가문은 자신들이 적법하게 작품을 입수했다고 주장하면서 이탈리아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반환을 거부해 왔다.
하지만, 독일과 이탈리아 양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힘입어 '화병'은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됐다.
반환식에 참석한 알베르토 보니솔리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오늘 피렌체에서 유럽연합(EU)의 두 창립 멤버인 이탈리아와 독일은 문화 외교의 아름다운 새 역사를 썼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반환에는 우피치 미술관을 이끌고 있는 독일 국적의 아이케 슈미트 관장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그는 올해 초 "독일은 이 작품을 우피치에 돌려줄 도덕적 의무가 있다. 이 그림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2차 대전과 나치가 저지른 만행의 상처가 아물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그림이 반환될 수 있도록 독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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