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의사당 앞에 브렉시트 반대 시민 수천명 모여 집회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기저귀를 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인형에 이어 이번에는 머리를 산발한 보리스 존슨 인형이 런던에 등장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차기 영국 총리가 유력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을 희화화한 인형을 20일(현지시간) 집회에 들고나온 것.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주장하는 시민들은 이날 런던 웨스트민스터의 의사당 광장에 모여 '노 투 보리스, 예스 투 EU'(No to Boris, Yes to EU)라는 제목의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시민 수천 명이 들고나온 유럽연합기와 자국기 유니언잭과 더불어 하늘에는 이색적인 대형 풍선 인형이 눈길을 끌었다.
차기 총리 선출이 유력한 강경 브렉시트주의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을 산발한 금발 머리에 다소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한 어린아이로 희화화한 인형이었다.
빨간 하트무늬가 들어간 바지와 흰색 셔츠를 입은 이 인형의 가슴 부분에는 '£350m'이라고 쓰여 있었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존슨이 '영국이 유럽연합에 매주 3억5천만 파운드(5천100억원)를 보낸다'고 겉면에 쓴 버스를 타고 지방순회 연설을 다닌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는 영국이 EU로부터 환급받는 액수와 다른 기타 재정보조를 모두 빼버린 액수라서 존슨이 브렉시트를 주장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브리튼 포 유럽' 등 이날 집회와 행진을 주최한 단체들은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 총리가 등장해 우리를 절벽 끝으로 몰아세우는 것을 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존슨 전 장관은 총리가 되면 EU와의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10월 31일 예정대로 EU를 떠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존슨을 철없는 아이로 희화화한 인형 전에도 영국의 반(反)트럼프 시위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휴대전화를 들고 기저귀를 찬 아이로 묘사한 풍선 인형을 띄운 적이 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