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 자동차 시장개방 압력 강화…쿼터제 폐지 추진할 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6개월 단위 순번 의장국을 수임한 브라질이 역내 무역장벽 완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에 대해 자동차 시장 개방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져 양국 간의 갈등을 예고했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유럽연합(EU)과 메르코수르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합의함에 따라 메르코수르 회원국 간 무역장벽을 현재와 같은 상태로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브라질은 자동차 시장 개방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의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아르헨티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때 75%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50% 아래로 주저앉았다.
양국은 지난 2016년부터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내용으로 하는 '자동차 FTA' 협상을 벌였으며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장을 개방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브라질 정부와 재계는 2020년 7월부터 자동차 시장을 완전히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아르헨티나 측은 2023년 7월로 3년 늦추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자동차 시장개방을 늦추는 대신 브라질산 제품 수입 쿼터를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양국은 자동차 무역에서 '플렉스(flex) 시스템'이라는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브라질에 완성차와 부품 1달러어치를 수출하면,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에 1.5달러만큼 수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를 1.6달러 또는 1.7달러로 높일 의향이 있다고 제의했다.
그러나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은 자동차 자유무역은 양국이 이미 합의한 사안이라는 점을 들어 "지금은 이 문제에 집중하고 협의할 때"라고 말해 완전 개방을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은 자동차 외에 설탕과 에탄올 등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회원국 간 무역장벽 철폐를 최우선 의제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EU-메르코수르 FTA 합의로 메르코수르 내부적으로도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회원국 간 경제력 격차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이루어지는 시장개방은 브라질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황만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르헨티나 측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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