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해역에 달랑 호위함 1척' 英 해군력 논란

입력 2019-07-22 11:18  

'걸프 해역에 달랑 호위함 1척' 英 해군력 논란
美 선박 보호제의 거절도 논란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이란 혁명수비대가 영국 해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영국 유조선과 23명의 선원을 억류함으로써 글로벌 역할을 주장해 온 영국 해군의 해상 보호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9일 영국해군 호위함 몬트로즈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나포, 23명의 선원과 함께 억류 중이다.
몬트로즈호가 이란 경비함에 '유조선을 그대로 두라'고 사전 경고메시지를 보냈으나 이란은 사전 경고를 묵살한 채 나포를 강행한 것이다.



영국 해군의 자국 선박 보호 능력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토비아스 엘우드 보수당 의원은 "영국 해군이 글로벌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너무 왜소하다"면서 차기 총리에 국방예산을 대폭 증액할 것을 촉구했다.
엘우드 의원은 21일 더타임스에 "세계가 복잡해지고 있으며 우리가 직면한 위협들이 변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기를 원한다면 해군뿐 아니라 영국군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해군이 전 세계에 걸쳐 우리의 이익을 관리하기에는 너무 왜소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직 군 지도자들은 그동안 정부의 국방비 삭감으로 해상 함대가 국가안보상 위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면서 호위함과 구축함에 대한 투자 필요성을 촉구했다.
영국 국방부는 영국 해군이 전 세계에 걸쳐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는데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능력에 대한 투자와 함께 글로벌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들과 지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스테나 임페로호가 나포되기 수일 전 미국으로부터 유조선 보호 제의를 받았으나 영국 측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내각에서 각료를 지낸 이언 던컨 스미스는 미국이 영국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자산'을 제의했으나 테리사 메이 총리 정부가 거절했다면서 현장에 단지 한척의 군함만 배치된 상황에서 미국의 제의를 거절한 것은 메이 총리의 중대한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스테나 임페로호가 이란에 나포될 당시 영국 호위함 몬트로즈는 1시간 거리에 있었던 것으로 영국 국방부가 확인했다.
영국이 자국령 지브롤터 수역에서 이란 유조선을 나포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하고 있으나 걸프 해역에 배치된 영국 군함은 몬트로즈 1척에 불과하다.
영국은 걸프 수역에 2척의 군함을 추가로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영국 선박을 호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걸프 수역의 선박들을 보호하기 위한 다국적 '연합해군'을 제의하고 있으나 영국은 아직 참여 여부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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