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폭동' 맹비난했던 캐리 람, 백색테러 '폭동' 규정 거부

입력 2019-07-22 17:54   수정 2019-07-22 21:59

시위대 '폭동' 맹비난했던 캐리 람, 백색테러 '폭동' 규정 거부
"일국양제는 홍콩에 가장 중요…中 국가휘장 훼손 엄중 처벌"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경찰과 충돌한 송환법 반대 시위대를 '폭동', '폭도' 등으로 맹비난했던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시위대에 대한 '백색테러'를 폭동으로 규정하는 것은 거부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과격 시위대가 중련판(中聯瓣) 건물을 포위해 공격하고 국가휘장을 훼손한 것은 일국양제의 마지노선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며, 민족감정을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일부 시위대는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 건물 앞까지 가 중국 국가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지는 등 강한 반중국 정서를 드러냈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는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후 50년간 중국이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홍콩에는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 것을 말한다.
캐리 람 장관은 "홍콩 정부는 이들을 철저하게 추적해 법에 따라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전날 송환법 반대 시위대를 대상으로 자행된 '백색테러'에 대해서도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폭력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지만, '폭동'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전날 밤 홍콩 위안랑(元朗) 전철역에는 100여 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들이닥쳐 쇠막대기와 각목 등으로 송환법 반대 시위 참여자들과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고, 이로 인해 최소 4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캐리 람 장관은 "위안랑 역 사태는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폭력 행위로서, 정부는 이에 절대 관용을 베풀지 않고 전력을 다해 범인들을 검거할 것"이라며 "현장에서 다친 시민들과 언론인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안랑 역 사태를 '폭동'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사태를 규정하는 것은 이후 수사에 의미가 없으며 우려와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개별 사건은 경찰과 법무부의 조사와 연구를 거쳐 어떠한 범법 행위가 적용될 수 있을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송환법 반대 시위대를 '폭도', '폭동' 등으로 즉각 맹비난했던 태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캐리 람 장관은 지난달 12일 홍콩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한 직후 이를 "노골적으로 조직된 폭동의 선동"이라고 맹비난했고, 이는 시민들의 격노를 불러 16일 20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를 촉발했다.
그는 이달 14일 시위 다음 날에도 경찰과 충돌한 시위대를 "폭도"라고 맹비난하면서 경찰의 진압 행위를 지지했다.
캐리 람 장관이 국가휘장 훼손을 백색테러보다 먼저 거론한 것은 전자를 시민 안전보다 더 중시하기 때문 아니냐는 질문에는 "홍콩이 일국양제를 성공적으로 실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심지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며 "국가휘장 훼손은 일국양제에서 '일국'(一國)의 중대 원칙을 짓밟는 것"이라고 말했다.
中휘장 먹칠에 백색테러까지…혼돈의 홍콩 '반중-친중' 극한대립 / 연합뉴스 (Yonhapnews)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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