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 암 수술받은 지 6개월…에이드리언의 '금빛 역영'

입력 2019-07-23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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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 암 수술받은 지 6개월…에이드리언의 '금빛 역영'
1월 고환암 수술 뒤 대회 출전…드레슬 등과 미국 계영 우승 합작


(광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경영 최강국' 미국 국가대표 네이선 에이드리언(31)은 2019년 1월만 해도 '암 환자'였다.
1월 25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고환암 진단을 받았다"고 세상에 알렸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를 비롯한 5개의 올림픽 금메달, 2017년 부다페스트까지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8개.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한 선수 경력도 갑자기 찾아온 큰 병 앞에선 '과거의 영광'이 될 처지였다.
불면의 시간 속에 위기감이 그를 덮쳤고, 선수가 아닌 다른 인생을 준비해야 하나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반년도 채 지나지 않은 7월 21일. 그는 2019 광주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계영 400m 결승에서 미국을 대표해 전과 다름없이 물살을 갈랐고,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9번째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미국수영연맹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에이드리언은 "의사와 마주 앉아 '당신이 암에 걸렸다'는 얘기를 듣는 건, 누구도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저의 경우엔 수술만으로 치료된다고 해 그래도 다행이었다"고 돌아봤다.
암 투병 소식을 전함과 동시에 "내년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며, 몇 주 안에 수영장으로 돌아오겠다"고 선언한 그는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두 번째 수술을 받은 지 불과 일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처음부터 예전만큼 할 수는 없었지만, 조금씩 해나갔다.
수술 뒤에도 미국수영연맹은 에이드리언의 국가대표 지위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때가 되면 그와 의논하겠다. 지금은 그의 건강이 가장 우선이고, 우리는 회복을 돕고자 모든 노력을 하겠다"며 묵묵히 응원했다.
주변의 지원 속에 광주세계선수권대회와 도쿄 올림픽을 향한 의지는 더욱 커졌고, 그의 회복에 가속을 붙였다.
4월 검진에서 에이드리언은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결과를 받아 들었다. 5월엔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까지 끌어 올렸다.

쉽지 않은 도전에서 든든한 동료들은 존재만으로 힘이 됐다.
에이드리언은 "수영은 나를 집에 돌아온 것처럼 편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세 명의 탁월한 선수들과 함께하는 건, 힘이 되는 일"이라며 "내가 있던 곳으로 나를 이끌어주고, 암에 대한 것에서 나를 벗어나게 해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동료들과 함께 21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의 출발대에 섰다.
계영 400m 결승에서 케일럽 드레슬, 블레이크 피어로니, 잭 애플에 이어 미국의 마지막 영자로 이름을 올린 에이드리언은 힘차게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순서를 이어받은 그는 100m를 47초 08초 만에 주파, 3분 09초 06의 대회 신기록을 완성하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미국의 2연패를 확인한 에이드리언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에이드리언의 '부활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song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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