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수사 줄이고 수사 지휘에 집중해야"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퇴임을 앞둔 윤웅걸(53·사법연수원 21기) 전주지검장은 23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께서 그동안 보여줬던 강직함이 꺾이지 않고 일을 한다면 국가와 검찰을 살리는 총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59) 차기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2년 선배다.
윤 지검장은 이날 전북 법조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전주지검장으로서 1년여 동안 무엇을 수사했는지보다 어떻게 수사했는지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임기 동안 피의사실 공표를 안 하려고 노력했고, 직접 수사를 자제해 인권 보호에 힘썼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검찰 내부망에 올린 '검찰개혁론'을 통해 "검사는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직접 수사 대신 수사 지휘에 집중해 '팔 없는 머리'로 돌아가자"고 주장한 바 있다.
윤 지검장은 "지난해 11월 검찰개혁론을 올리면서 다음 인사 때는 검찰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지 몰라도 지금은 홀가분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재임 기간 성과로 뇌물을 받고 8년간 도피한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의 검거·구속기소와 한국전력 태양광 비리, 재활용 쓰레기 보조금 편취, 완산학원 비리 사건 해결 등을 꼽았다.
그는 검찰이 '직접 수사'를 줄여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윤 지검장은 "수사는 인신 구속과 압수수색 등으로 무조건적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권력을 가진 사람들 입장에서는 검찰이라는 도구를 이용하려는 욕구가 생기기 마련인 만큼 정치 도구화를 막고 인권 보호를 위해선 검찰은 수사 지휘에 집중하고 직접 수사를 줄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퇴임의 변으로 정호승 시인의 시 '부드러운 칼'을 인용한 데 대해선 "오랜 기간 검사 생활을 하면서 일부 검사의 정의가 너무 지나치지 않느냐란 생각이 들었다"며 "검사들이 정의를 가지면서도 인간 존재에 대해선 애정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퇴임하는 그는 향후 개인 시간을 보낸 뒤 변호사로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
sollens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