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은신처 정보 없었다던 기존 파키스탄 입장 부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9·11 테러 주모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할 때 파키스탄이 핵심 정보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처음으로 나왔다.
파키스탄은 2011년 빈 라덴이 자국 내에서 미군에 의해 살해됐음에도 불구하고 줄곧 빈 라덴의 소재지 등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을 방문 중인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2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정보국(ISI)이 (미국에) 빈 라덴의 위치에 도달할 수 있는 정보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물어보라"며 그러면 전화로 빈 라덴의 최초 위치를 알려준 기관이 ISI라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칸 총리의 발언은 ISI에서 중요 정보가 새 나간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ISI를 옹호하려는 과정에서 나왔다.
하지만 그는 빈 라덴 제거 작전과 관련해 더는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빈 라덴은 2011년 5월 2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한 은신처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의 기습 공격으로 사망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미국-파키스탄 간 외교 이슈 중 하나인 파키스탄 의사 샤킬 아프리디의 석방 문제도 제기됐다.
아프리디는 아보타바드에서 가짜 백신 접종을 하며 마을 어린이들의 DNA 샘플을 수집한 뒤 CIA에 전달, 빈 라덴 가족의 거주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빈 라덴 사살 직후 반역 혐의로 파키스탄 당국에 체포돼 복역 중이다.
이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아프리디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기간에 "나는 그를 2분 만에 감옥에서 나오게 할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태다.
칸 총리는 아프리디 석방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그 부분은 매우 감정적인 이슈"라면서 "아프리디는 파키스탄에서 미국을 위한 스파이로 여겨지기 때문이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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