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치권, 존슨 신임 총리에 기대와 우려 교차

입력 2019-07-23 23:13  

英 정치권, 존슨 신임 총리에 기대와 우려 교차
메이 총리 "브렉시트 위해 함께 일하자" 전폭 지지 의사 밝혀
코빈 "나라 전체 지지 못받아…총선 통해 전체 국민이 총리 결정해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23일(현지시간) 영국 보수당 당대표 경선 결과가 보리스 존슨(55) 전 외무장관의 승리로 끝이 났다.
존슨 전 장관은 집권 보수당 대표 자격으로 오는 24일 정식으로 영국 총리에 취임한다.
이날 영국 정치권에서는 브렉시트(Brexit) 강경론자인 존슨 전 장관이 신임 총리로 내정되자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브렉시트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결정한 테리사 메이 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보수당 대표로 선출된 존슨에게 축하를 보낸다. 우리는 전체 영국을 위한 브렉시트를 완수하기 위해 함께 일하면서 (노동당 대표인) 제러미 코빈이 정권을 잡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 벤처 의원(backbencher·내각에 참여하지 않은 평의원)으로 자신이 그를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내정자는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에 반발해 지난해 7월 외무장관직을 사퇴하는 등 두 사람은 그동안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이날 경선에서 패배한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아주 중요한 시기에 존슨은 훌륭한 총리가 될 것"이라며 "경선 기간 그는 아주 멋진 긍정주의와 에너지, 우리나라에 대한 무한한 자신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보수당과 사실상의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의 알린 포스터 대표 역시 "보수당 대표 선출을 축하한다. 연합(Union)의 강화, 브렉시트 완수, (북아일랜드) 공동정권 복원 등 공동의 목표에 관해 논의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은 존슨 내정자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영국 전체 인구 400명 중 1명꼴인 16만명의 보수당원이 영국을 대표하는 총리를 선출한 것에 대해 쓴소리를 내놨다.
코빈 대표는 "존슨은 부자 감세를 약속하고, 자신을 은행가들의 친구로 표현하며, (영국 경제에) 손상을 가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밀어붙이면서 (전체 국민을) 대표하지 못하는 보수당원 중에서도 10만명 이하의 지지를 받았을 뿐"이라며 "그는 이 나라의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코빈은 "존슨이 추진하는 '노 딜'은 일자리 감소, 물가 상승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딜을 통해 미국 기업에 우리 국민보건서비스(NHS)를 넘기는 위험을 뜻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의 전체 국민이 총선을 통해 누가 총리가 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자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는 "그의 당선을 축하하며, 그가 스코틀랜드의 생각과 이익을 존중하도록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존슨 내정자가 총리가 되는 데 대한 깊은 우려가 있다며 "스코틀랜드인들에게 발언권이 주어졌다면 그와 같은 견해나 실적을 가진 이에게 (총리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의 열쇠를 건네는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극우정치인이자 최근 선거에서 돌풍을 몰고 온 브렉시트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는 "존슨 내정자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10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과연 그가 그러한 용기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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