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메르코수르 FTA 체결 합의에 미칠 영향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합의 이후 유럽의회 의원들 사이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부의 환경 보호 약속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브라질 대형 미디어 폴랴 그룹(Grupo Folha)의 뉴스포털 UOL은 EU-메르코수르 FTA 합의를 두고 열린 유럽의회의 첫 회의에서 상당수 의원이 보우소나루 정부의 환경정책에 의문을 표시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환경보호와 개발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약속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EU-메르코수르 FTA 합의를 승인할 것인지에 대한 주요 판단 기준에 환경 문제를 포함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돼 브라질 정부와 상당한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무역협정만으로 아마존 열대우림을 구할 수 없다"고 말해 브라질 정부에 환경 보호를 위한 추가 조치를 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브라질 언론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가 가속하면서 EU-메르코수르 FTA 합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EU 국가는 FTA 합의에 환경보호에 관한 약속이 포함된 사실을 들어 삼림을 파괴하고 조성한 농지에서 생산된 농축산물 수입을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에서는 FTA 합의를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립우주연구소(INPE)의 위성 관측 자료를 기준으로 7월 상순 확인된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1천㎢를 넘었다. 이는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의 파괴 면적보다 7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INPE는 지난 2016년 8월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와 관련된 자료가 사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서 브라질의 대외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금까지 나온 자료가 모두 사실이라면 아마존 열대우림은 이미 사라졌을 것"이라면서 INPE가 일부 비정부기구(NGO)를 위해 일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INPE의 히카르두 가우방 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나를 해고할 수 있지만, INPE는 과학적으로 매우 견고한 조직이며 정부의 공격을 충분히 버텨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 등 남미 8개국에 걸쳐 있으며 전체 넓이는 750만㎢에 달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지구 생물 종의 3분의 1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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