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문제 하나 내겠습니다." "딩동댕. 또 말해보세요." "한 개 맞췄습니다." "공부 다시 하십시오."
학교에서 나오는 대화가 아니라 부산시의회 시정 질의에서 나온 말이다.
23일 부산시의회 제27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성숙 시의원이 부산시 고위 간부를 상대로 시정 질문을 하면서 공무원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5년간 부산시 소송건을 분석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병진 부산시 기획관리실장(2급)을 불러 질문을 했다.
이 의원은 "부산시 소송 승소율이 85.3%에 달하지만, 소송 패소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액이 5년간 534억5천만원으로 연평균 107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정산터널·백양터널·북항대교·수영만 요트경기장·생곡 폐기물 연료화 소송 공통점이 4개 있다. 답변해보라"고 퀴즈형식으로 질의를 했다.
이 실장이 "(부산시가) 패소한 것 같다"고 답변하자 이 의원은 "딩동댕. 또 말해보세요."라고 추가 답변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북항대교 실시협약과 관련해 질의하면서 "어제 저녁 힌트를 드렸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질문한다는 것은 오늘 아침에 알았고 질문지는 방금 받았다"고 해명했다.
면박 주기성 질문이 이어진 시정 질의를 본 부산시 공무원들은 노조 게시판에 시의원 질의 태도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공무원은 "시의원들이 자기만 아는 내용을 질문하고, 답하는 간부들을 조롱이나 하고 어처구니없다는 듯 한숨짓고 짜증 섞인 소리를 한다"며 "노조에서 시의원 시정 질문과 상임위에서 공무원을 상대로 한 갑질 행태에 강력하게 대응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한 질문이었는데 공무원들이 이런 반응을 보일 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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