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법사위와 정보위 청문회서 잇따라 증언…약 5시간 걸릴 전망
민주, 사법방해와 러시아 공모의혹 부각 총력…공화는 '트럼프 옹호'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전 미국 특별검사가 24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처음으로 공개 증언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와 러시아 사이의 공모 의혹 등을 파헤친 그의 입에 미국 전체가 시선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뮬러 전 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하원 법사위와 정보위 청문회에 연달아 출석해 자신의 수사 결과와 관련해 증언할 예정이다.
AP 통신은 이번 청문회를 "올해의 TV 이벤트"라며 2건의 청문회를 합쳐 대략 5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 마무리된 이번 수사 결과와 관련해 뮬러 전 특검이 공개 발언을 하는 것은 5월 기자회견 이후 두 번째다. 당시 회견에서 "보고서가 그 자체로 말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시간 심도 있는 질의응답은 이번 청문회에서 처음 이뤄질 전망이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뮬러의 증언을 TV로 내보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한 수사보고서 내용을 부각함으로써 러시아 스캔들에 관한 비판 여론과 공분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을 파헤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A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널드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뮬러 특검의 해임을 지시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 등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을 뒷받침할 보고서 내용을 뮬러 전 특검의 입을 통해 직접 대중에게 알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법사위 민주당원들은 23일 오후 모의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정보위 민주당원들은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트럼프 캠프와의 접촉 등의 질의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공화당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애당초 트럼프 대통령을 타깃으로 한 편견에 가득 찬 조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을 옹호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청문회에 함께 출석하는 에런 제블리 전 특검보와 뮬러 전 특검이 2014년 연방수사국(FBI) 퇴직 후 함께 다닌 로펌이 클린턴재단을 고객으로 두고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감을 가진 조사관들로 특검팀이 구성됐다는 주장을 펼 전망이다.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뮬러 전 특검은 공개된 448쪽짜리 수사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넘어서는 '폭탄 증언'까지는 내놓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
브래들리 와인샤이머 법무부 부차관보는 최근 뮬러에게 보낸 서한에서 "어떠한 증언도 공개 보고서의 경계선 안에 머물러야 할 것"이라며 "법무부 증인은 기밀이 될 수도 있는 사안에 대한 진술을 거부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제럴드 내들러(민주) 하원 법사위원장은 CNN과 인터뷰를 하고 "(법무부의) 편지는 그 기관의 권한을 넘어선다. 이 행정부가 미국인들로부터 정보를 숨기기 위해 진행 중인 은폐작업의 일부"라며 뮬러에게 지침을 따르지 말라고 권고했다.
애덤 시프(민주) 하원 정보위원장도 뮬러 전 특검에게 서한을 보내 "법무부의 서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의 인가된 감독 활동과 합법적인 조사를 방해하려는 또 하나의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번 청문회를 앞두고 연일 트위터를 통해 뮬러 전 특검을 비판하며 불편한 심기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이 청문회 증언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가 "아마도 조금은 볼 것"이라며 여지를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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