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굴기' 발톱 감춘 채 '대만 무력통일' 위협한 중국군

입력 2019-07-24 15:12  

'군사굴기' 발톱 감춘 채 '대만 무력통일' 위협한 중국군
대만 무기 판매·한국 사드 배치 거론하며 미국 견제 지속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지난 몇 년간 군사 굴기(우뚝 섬)의 야심을 공공연히 드러냈던 중국이 날카로운 발톱을 슬그머니 감췄다.
중국이 2015년 발표한 국방백서는 방어 위주 전략에서 공격·방어 겸비로 선회하고, 남중국해 분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군력을 강화하고 작전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천명하는 등 공세적 성격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24일 4년 만에 새로 발표한 백서에서 중국이 부각한 것은 '방어적 국방정책'이다.
백서는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으며, 확장하지 않고, 세력 범위를 도모하지도 않는 것이 신시대 중국 국방의 선명한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무역에서부터 대만 문제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자국과 대립하고 있는 미국을 강하게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이 패권 국가로 부상할까 봐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시작하고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방어적 국방정책"을 강조하면서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 주석은 취임 후 '해양강국', '이기는 군대' 건설을 기치로 국방 개혁과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 '군사 굴기'를 본격화했었다.
중국은 독자 기술의 항공모함과 첨단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특히 지난 23일에는 러시아군과 연합 비행으로 한국방공식별구역에 무단 진입하는 등 잇단 군사 행동으로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지만, 표면상으로는 백서를 통해 자세를 낮추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은 "공격당하면 확실히 반격할 것"을 선언했다.
백서는 중국 군대가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확고히 지키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결심을 지탱할 힘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본토와 대만을 통일하기 위해 무력 사용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백서는 "중국은 반드시 통일돼야 한다"면서 최고 우선순위 가운데 하나로 '대만 독립 봉쇄'를 꼽았다.
또한 "대만을 중국에서 분열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중국군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단호하게 싸워 국가의 통일을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 주석도 올 초 연설에서 대만과의 평화통일을 지향하지만, 필요하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옵션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혀 대만의 강한 반발을 일으켰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대만 독립주의자들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면서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이들은 막다른 길에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는 대만을 포함한 여러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견제하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백서는 미국이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대만에 무기를 판매해 글로벌 전략 안정성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대만 관련 문제가 점점 첨예해지고 있다고 봤다.
중국은 미국이 이달 초 대만에 탱크와 미사일 등 22억 달러(약 2조6천억원) 이상의 무기를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하자 미국에 즉각 취소를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백서는 또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군사 배치와 개입을 확대해 지역 안보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해 전략적 균형을 심각하게 파괴했다고 명시했다.
일본에 대해서도 군사정책 조정과 군사비 확대로 '전후체제' 돌파를 모색하며 군사적 외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15년 백서에서 중국 안보의 위협 요인으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가장 먼저 꼽았고 아태 지역에서의 (미일) 군사동맹 강화,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다음으로 들었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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