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한국 엘리트 스포츠가 위기에 빠졌을 때 국가대표 선수촌장의 중임을 맡은 신치용 촌장은 "도쿄올림픽을 1년 앞두고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선수·지도자들의 사기도 많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신 촌장은 24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도쿄올림픽 G-365를 맞아 열린 국가대표 선수단의 날 행사에서 "올림픽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축됐던 선수나 지도자들의 사기가 많이 진작됐다"고 소개했다.
올해 초 체육계를 강타한 지도자의 선수 폭력·성폭력 파문으로 한국 엘리트 스포츠는 국민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일부 종목 특정 지도자의 용서할 수 없는 일탈이 체육계 전반에 횡행한 적폐로 인식되면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러온 대부분의 종목 지도자와 선수들은 죄를 지은 듯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수습의 임무를 안고 선수촌장에 선임된 신치용 촌장은 "그간 위축되고 상처받은 각 종목 지도자들과 식사도 자주 하고 술도 마시며 이들을 위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신 촌장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종목을 막론하고 하나가 돼 게임을 즐기는 '국가대표 선수단의 날'과 같은 행사는 지난번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의 간담회 때 선수들이 건의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열악한 종목의 선수들을 더욱 충실히 지원하고 선수촌 내 매점이 들어설 수 있도록 선수들의 목소리를 체육회에 열심히 전달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태극 전사들의 메달 전망을 두고 신 촌장은 "우리가 강세를 보이는 종목에서 일본 선수들의 실력이 상당히 올라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려면서도 높아진 인권 수준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지도자들에게 선수들과 신뢰를 먼저 쌓아야 한다는 점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남자 배구 삼성화재를 실업과 프로 최강으로 이끈 승부사답게 신 촌장은 "스포츠는 승부의 세계이며 서구 선수들과 비교해 체격이 떨어지는 우리 선수들은 독자적인 방법으로 그 간극을 좁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년 전과 비교하면 어느 종목이고 선수들의 훈련량이 많이 부족하다"며 "훈련을 독하게 해야 하는데 지도자들이 선수들의 눈치를 너무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소회를 전했다.
신 감독은 "훈련을 심하게 하더라도 선수와 지도자 사이에 믿음이 쌓인다면 선수들도 따라온다"며 "지도자들에겐 그 신뢰를 먼저 얻으라고 권유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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