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증언 본 트럼프 "민주당엔 재앙…우린 좋은 하루" 의기양양(종합)

입력 2019-07-25 09:34  

뮬러 증언 본 트럼프 "민주당엔 재앙…우린 좋은 하루" 의기양양(종합)
안 본다던 청문회 내내 '폭풍 트윗'…퇴임후 기소 걱정 기자 질문에 날선 비난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전 특검의 하원 청문회 증언에 대해 "민주당에는 재앙이라고 널리 불리고 있다"며 뮬러 전 특검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려고 뮬러 전 특검을 증언대에까지 세웠지만 결정적 한 방이 없어 도리어 민주당이 손해만 보게 됐다는 관전평과 함께 안도감을 동시에 내놓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가 끝난 뒤인 이날 오후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자금 모금 행사를 위해 백악관을 떠나며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오늘 아주 좋은 하루를 보냈다"며 "뮬러가 방어하려고 애쓰는 것에 대한 방어가 없었다. 이 터무니없는 사기와 마녀사냥에 대한 방어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오늘은 모든 사람에게 많은 것을 입증했다"고 자신감을 보이며 뮬러 전 특검을 '가짜 구름'이라고 지칭한 뒤 "민주당원 모두는 그것이 가짜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뮬러 전 특검이 자신을 무죄로 만든 것은 아니라는 질문에 "특검은 무죄를 입증할 권한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퇴임 후 기소를 걱정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해당 기자를 향해 "가짜뉴스", "최악 중 하나"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가 주요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될 정도로 초미의 관심을 끈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시작 전부터 "미국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하는 관련 트윗을 줄지어 올렸다.
시작 후에는 자신을 엄호하는 공화당 법사위원들의 질의 영상을 직접 올리거나 리트윗하는 식으로 방어에 나섰다.
오전 법사위 청문회가 끝난 뒤 "오전 청문회를 해줘서 민주당에 고맙다"라고 비꼬았고, 오후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 중에는 "진실은 자연의 힘!"이라고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청문회가 끝난 뒤에는 "민주당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민주당은 오늘 큰 손해를 봤다. 그들의 당은 지금 난장판이다"라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청문회를 보지 않겠다고 했지만 시작 전은 물론 종료 후에도 '폭풍 트윗'을 올리며 맹렬히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오후 웨스트버지니아주로 떠나기 전까지는 특별한 일정조차 잡지 않아 청문회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낳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지난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베트남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의 데자뷔 같다는 평가도 나온다.
개인 변호사이던 마이클 코언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의회 청문회와 날짜가 겹치자 정상회담을 불과 2시간 앞두고 관련 트윗을 올리는 등 코언 때문에 정상회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미언론의 비판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과 공화당은 뮬러 전 특검의 김빠진 성과에 의기양양했다"며 이를 '희열'이라고 표현한 뒤 백악관 보좌관들이 청문회 초기부터 안도감 속에 조용히 축하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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