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경기반등이라 보기 어려워…하반기도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정수연 기자 =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던 우리 경제가 2분기에는 1%대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이를 두고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성장세 대부분이 정부의 재정지출에 힘입었고, 투자·수출 등 민간 부문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대를 보인 적은 2015년 3분기(1.5%), 2016년 2분기(1.0%), 2017년 3분기(1.5%), 2018년 1분기(1.0%) 등 총 4차례였다.
성장률이 올해 2분기(1.1%)보다 높았던 적은 1년 9개월 전인 2017년 3분기(1.5%)였다.
성장률 수치만 따로 떼어 보면 2분기 경제가 나빠 보이지 않는 성적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전후 맥락과 세부 지표를 들여다 보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고, 정부의 재정집행이 뒤늦게 풀린 영향도 있다"며 "1.1% 성장률이라고 해서 경기가 반등했다고 의미를 두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2분기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정부 부문 기여도는 1.3%포인트(p)였지만, 민간 부문 기여도는 마이너스(-0.2%포인트)를 보였다. 민간 부문의 기여도가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해 4분기(-0.3%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특히 민간투자에 해당하는 민간 부문의 총고정자본형성이 성장률을 0.5%포인트 끌어내리는 영향을 미쳤다. 순수출도 성장률을 0.1%포인트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민간투자와 수출이 0.6%포인트 만큼 성장률을 낮추는 영향을 미친 셈이다.
민간 총고정자본형성은 작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순수출은 작년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마이너스 기여도를 나타냈다.
1분기에 미집행됐던 정부재정이 2분기에 집중적으로 집행돼서 성장률을 끌어올렸을 뿐, 투자·수출 등 민간 부문은 어려운 상황을 지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투자·수출의 부진은 하반기 경기 회복 전망도 어둡게 한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연구원은 "재정집행이 2분기 크게 늘다 보니 이에 따른 반작용이 3분기에 나타날 수 있다"며 "반도체 경기가 호전되지 않고 있어 한은이 내다본 올해 성장률 전망(2.2%)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실현되려면 3분기와 4분기 각각 0.8∼0.9%의 적지 않은 성장세를 이어가야 하는데 현재 경제 흐름으로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수치라는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하반기 경제를 더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3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는 18일 내놓은 경제전망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경제에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은 수출로 돈을 벌어야 투자할 텐데 수출 감소세가 계속되면 결국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경기 여건이 나쁜 만큼 한은이 4분기 중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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