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등과 선거연합·합당 검토"…내분 속 '반쪽' DJ 추모행사
비당권파, 내달 별도 추도식 개최…바른미래와 접촉해 세규합 시동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민주평화당 지도부가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25일 김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 'DJ 정신' 계승과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DJ 적통'을 주장하는 평화당은 김 전 대통령 추모행사를 통해 'DJ의 적자'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지만, 당권파와 갈등 중인 비당권파의 불참으로 행사는 '반쪽' 신세가 됐다.
반면 비당권파는 옛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중진들과 회동을 하는 등 제3지대 창당을 위한 본격적인 세력 규합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평화당은 이날 정동영 대표와 박주현 최고위원 등 당권파와 중립파로 분류되는 김광수 사무총장 등이 자리한 가운데 전남 신안 하의도 김 전 대통령 생가 방문 행사를 열었다.
평화당은 하의면사무소에서 발표한 '하의도선언'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대체 정당으로 우뚝 서고, 정의당과 개혁 경쟁으로 진보개혁 진영을 강화하겠다"며 "서해안벨트와 수도권을 총선 전략지로 정하고, 제3당의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통합과 혁신을 위한 '큰변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당내 인적 쇄신과 인재 영입으로 총선 승리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녹색당, 시민사회단체 등과 개혁연대 또는 연합체를 구성하겠다"며 "사안별 정책연대·인적교류와 공동연대를 통한 정치개혁을 추진하고, 선거연합 또는 합당으로 총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평화당은 이어 김 전 대통령 생가에서 추도식을 하고 'DJ 정신' 계승 의지를 다졌다.
정 대표는 추도식에서 "평화당은 작고 어렵지만 김 전 대통령 정신을 자랑스럽게 이어받고 있다"며 "보수 통합의 길을 쳐다보는 정당이나, 기득권이 된 정당 속에는 김대중 대통령 정신이 깃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정신을 무장해 평화당을 더 큰 평화당으로 발전시킬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비당권파가 참여하는 신당 창당 준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는 당권파의 '하의도선언'을 비판했다.
대안정치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김대중 정신'은 모든 것을 내려놓는 용서와 화해, 통합의 정신이라는 점을 겸허히 새기라"며 "국민이 호응하지 않고 동료 의원들도 동의하지 않는 노선을 고집하다 당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대안정치는 다음 달 1∼2일 별도의 김 전 대통령 생가 방문 행사를 개최한다. 오는 30일에는 국회도서관에서 '한국 정치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를 연다.
한편 비당권파는 대안정치를 중심으로 세 확장을 위한 물밑 논의에 부심 중이다.
유성엽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주승용·김동철 의원, 문병호 최고위원은 전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제3지대 정당 창당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평화당과 바른미래당 호남계 간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왔다.
이들은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으려면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 속 각 당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대안정치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제3지대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좋은 변화를 만들어가자는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문 최고위원은 동료 최고위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당내 문제를 상의하려고 주승용 의원에게 갔다가 유성엽 원내대표가 와있어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며 "오히려 유 원내대표에게 바른미래당에서 나갈 사람이 없다고 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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