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사 수혈 속 실적 호조…안전·환경은 여전히 과제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고은지 기자 = 최정우 포스코[005490] 회장이 오는 27일로 회장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포스코 50년 역사상 첫 비(非)엔지니어 출신인 최 회장은 취임사에서 그룹의 새로운 비전으로 '위드 포스코(With POSCO)', 즉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제시했다.
포스코는 25일 기업시민 경영이념 선포 1주년을 맞아 기업시민헌장을 선포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체계적으로 구현하고 운영체계를 정립하기 위한 기업시민실을 신설하고, 최고경영자(CEO) 최고자문기구인 기업시민위원회를 설치했다.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포스코그룹 5개사가 2020년까지 총 7천771억원을 동반성장에 지원하기로 했다.
협력사 직원들의 작업복과 출입증을 포스코 직원들과 통일하고 안전모와 명찰의 직위표기도 삭제했으며 온·오프라인 교육도 완전 개방했다. 사내외 휴양시설도 그룹사와 협력사가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앞서 최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비즈니스, 사회, 사람 등 3대 부문에 걸친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의 장기 목표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 성장사업 육성과 그룹의 신성장사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기존 철강부문을 철강·비(非)철강·신성장 3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고 미래사업 사령탑에 외부인사를 임명했다.
우선 그룹내 에너지 소재사업의 시너지 제고를 위해 음극재와 양극재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합병하고 사명을 포스코케미칼로 변경했다. 포스코켐텍은 최 회장이 직전까지 사장으로 있던 곳이다.
지난 1년간 양극재 생산규모는 2배 성장했으며, 음극재 생산 규모도 약 1.6배 증가했다.
100대 개혁과제에서 밝힌 대로 사업 재편을 통해 그룹의 액화천연가스(LNG) 중간 가공단계(미드스트림) 사업 경쟁력도 강화했다.
포스코는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들의 연구, 투자유치 및 기술교류 등을 유기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24년까지 '벤처밸리'에 2천억원, '벤처펀드'에 8천억원 등 총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무역통상실'을 설치하고 역시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취임 후 첫 해외출장지로 지난 3월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포스코' 제철소를 방문했다. 이어 베트남 생산법인, 미얀마 가스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주요 해외사업장을 방문했다.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 강화를 위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주주와 사외이사간 직접 소통의 장인 '사외이사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65조원을 기록하며 7년 만에 연결기준 영업이익 5조원대에 복귀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환율 효과' 덕을 보긴 했지만 8분기 연속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철강 전문 분석기관 WSD로부터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10년 연속 선정되고 세계경제포럼(WEF)에선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끄는 여러 '등대공장'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
최근에는 철강회사 최초로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억달러 규모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회장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
최 회장은 '안전'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가치로 삼고 안전경영에 앞장선다고 했지만 포항제철소에서는 올해만 직원 3명이 사고 등으로 사망했다.
양 노동조합과의 상생도 중요한 숙제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노동조합이 처음 출범하면서 포스코는 창사 반세기 만에 복수노조 시대를 맞았다.
포스코노조는 근로자 사망사고 등과 관련해 최 회장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경영진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최근에는 포항제철소 2고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안전밸브인 블리더를 개방해 가스를 배출한 일을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조업정지 10일 처분' 갈등을 빚기도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투자의 우선순위를 환경·안전에 두고 개선해나갈 방침"이라면서 "안전과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관련 예산을 각각 1조원대씩 집행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sungjin@yna.co.kr,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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