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도의원들 "최 지사 책임져라", 시민단체 "사업 진실 밝혀라"
담당국장 사의 표명·장기 휴가…투자금 지급 문제·소송 위기 직면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춘천 레고랜드 사업이 강원도의 투자금 600억원 지급 문제와 시공사 변경으로 인한 수백억원대 소송 위기에 몰리면서 도내 야권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사업을 이끌던 도 글로벌통상국장이 600억원 지급에 난색을 보이며 사의를 표명하고 장기휴가를 떠나면서 도 안팎으로 사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상태다.
자유한국당 소속 강원도의원 11명은 25일 도의회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문순 도지사는 레고랜드 사태에 책임을 져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레고랜드 사업은 8년 동안 착공식을 세 번이나 하면서도 부정과 비리가 난무해 수사를 받는가 하면 공사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애물단지가 됐다"며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막대한 재정 손실까지 예상된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해 12월 레고랜드 총괄개발협약(MDA)을 위한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의 강원도 권리 의무 변경 동의안'이 심의 당시 다수석을 차지한 민주당에 의해 본회의를 통과한 점을 들어 "예견하고 우려했던 상황들이 현실로 닥치고,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같은 문제의 중심에는 최문순 지사가 있다"며 영국 멀린의 600억원 송금 요구에 응하지 말 것과 시공사를 승계하지 못해 발생하는 위약금과 손해배상 책임을 질 것을 촉구했다.
또 멀린과 체결한 MDA를 전면 재협상하고, 도의회 민주당은 행정사무 조사권 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강원중도개발공사(GJC)와 STX건설의 계약이 해지되지 않은 상태이고, MDA에 2천6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나 멀린이 현대건설과 1천384억원으로 레고랜드 시공계약을 한 것은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며 "600억원 지급 시 위법행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멀린과 MDA를 체결하면서 안일하게 대처해 발생한 시공사 재선정 문제는 이미 예견된 문제로 손해 발생 시 책임을 지고, 강원도에 권리는 없고 의무조항만 가득한 불공정한 MDA를 전면 재검토하고 재협상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도청 앞 소공원에서 레고랜드 계약 파기와 행정조사권 발동을 촉구하며 사흘째 단식농성 중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오동철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진실이 가려진 레고랜드 사업을 도민들에게 명확하게 밝혀달라"며 "행정조사권을 발동할 때까지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번 만큼은 물러나지 않겠다"며 최대한 민주당을 설득해 행정조사권을 발동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레고랜드 테마파크는 춘천 하중도 106만여㎡에 복합테마파크, 휴양형 리조트, 상가시설, 판매시설 등을 갖추는 대형 프로젝트다.
첫 삽을 뜬 지 7년이 지났으나 문화재 발굴, 자금 미확보, 시행사 변경 등으로 지연됐다.
도와 멀린, 도가 출자한 시행사인 엘엘개발(현 강원중도개발공사)은 지난해 5월 멀린이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에 직접 투자하고, 테마파크 건설을 책임지는 내용을 담은 상생 협력 합의서를 체결한 데 이어 같은해 12월 MDA를 체결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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