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크 연구소 과학자들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암 중에서도 치료가 어려운 유형으로 꼽히는 비소세포폐암(non-small-cell lung cancer)에, CREB 전사인자가 유력한 치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CREB 인자는 DNA와 결합해 유전 암호의 전사 내용을 바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단백질을 만들지 세포에 지시하는 '세포 스위치' 같은 작용을 하는 것이다. CREB가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의 연구 목표가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소크 연구소의 마크 몬트미니 교수와 루벤 쇼 교수가 이끄는 과학자들이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24일(현지시간)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24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구팀은, 비소세포 폐암 환자들에서 CREB가 어떤 유전자와 결합하는지 밝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생쥐 모델의 비소세포 폐암 세포주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관찰하면서 그 결과를 실제 환자의 종양에서 나온 데이터와 비교해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비소세포 폐암 환자들에서 CREB와 그 파트너 격인 CRTC2가 함께 활성화한다는 걸 알아냈다.
통상적으론 LKB1이라는 종양 억제 유전자가 이 활성화를 막지만,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환자에는 이 체크포인트(관문)가 없었다.
특히 이런 환자에서 CRTC2는 비정상적으로 작용해, 다른 조직에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ID1이라는 유전자를 활성화했다.
연구팀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CREB나 CRTC2의 발현을 차단하는 약물 개발을 다음 목표로 정했다.
앞서 당뇨병 치료와 관련해 CREB 차단 방법을 연구한 결과가 있어, 암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쇼 교수는 "이 부문에는 흥미로운 발견들이 많이 있다"면서 "희망컨대 향후 수년 안에 비소세포 폐암 치료에 관해 훨씬 더 많은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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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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