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羅, 국토위원들에게 '위원장 사퇴종용' 서명 요구…가식적 리더십"
"羅, 밤 10시에 입원실 찾아와 '사퇴하라'고 해"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이은정 기자 =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은 25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데 대해 "해당 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문제는 나경원 원내대표"라며 당 지도부에 화살을 돌렸다.
앞서 당 윤리위는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박 의원이 해당 행위를 했다고 보고,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안을 의결했다.
박 의원이 20대 국회 후반기 국토위원장의 나머지 1년 임기를 같은 당 홍문표 의원에게 넘기기로 한 합의를 깨면서 '밥그릇 싸움'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 당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지금 심정으로는 윤리위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인정할 수 없다. 당 지도부가 원망스럽다"며 "저는 해당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초 박 의원의 기자회견은 이후 일정상 20분가량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실제로는 40분을 넘겼다.
박 의원은 홍문표 의원과 국토위원장 임기를 나누기로 합의한 적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홍 의원과 국토위원장직 경선을 하게 해달라는 편지를 당 지도부에게 전달했는데 화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홍 의원은 제가 약속을 안 지킨다거나 가짜 입원했다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같은 당 동료 의원이자 선배 의원이 탐욕 때문에 뒤에서 무참히 총질하고 있다"며 "이를 받아주는 나 원내대표도 책무를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특히 박 의원은 나 원내대표와 비공개로 나눈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하는 등 나 원내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선거운동을 위해 찾아왔을 때도 국토위원장은 홍문표 의원과 1년씩 나눠 먹기를 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며 "나 원내대표 당선 후 이를 서로 잊고 있다가 최근에 '원내대표가 조율할 수 없으면 경선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 원내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고 있다가 제가 입원을 한 7월 4일 밤 10시에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와서 귀신이 나타난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며 "나 원내대표가 병원에 찾아와 '(국토위원장직을) 사퇴하라'고 하길래 그럴 수 없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에 나 원내대표는 '사회 보실 때 한국당 의원들은 상임위 회의에 못 들어가게 하겠다'고 말했다"며 "또한 나 원내대표는 '공천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나 원내대표는 7월 8일 국토위원들을 불러 상임위 회의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고, 심지어 '의원총회를 열테니 국토위원들이 위원장 사퇴 종용 서명을 해달라'고 해 제 귀를 의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야말로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가식적"이라며 "또한 황교안 대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를 저질렀다. 해당 행위로 징계를 받을 사람은 제가 아닌 나 원내대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나 원내대표와의 비공개 대화 녹취록을 공개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그 수순이 아니라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다"며 "윤리위 결정에도 재심 신청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칙대로 다 했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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