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과 영화 접목한 '꼭두 이야기' 토크콘서트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꼭두라는 존재는 매우 한국적이죠."
김태용 영화감독(50)이 공연 '꼭두'와 이를 영화화한 '꼭두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꼭두라는 존재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국악 공연에 영화를 접목한 '꼭두 이야기'는 할머니의 꽃신을 찾으러 떠난 어린 남매가 저승세계로 빠지게 되면서 4명의 꼭두를 만나 함께 꽃신을 찾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 감독과 방준석 음악 감독은 2017년 국립국악원 공연 '꼭두'를 만들었고 이후 이를 장편영화로 제작한 '꼭두 이야기'가 탄생했다.
김 감독은 25일 저녁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꼭두 이야기' 토크 콘서트에서 "꼭두란 상여에 붙어있는 인형 또는 나무 조각을 말한다"며 "외롭고 슬프니까 같이 가는 동반자로서 인형들을 붙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꼭두가 붙어있는 상여 문화가 남아 있거나 유일하게 있었던 곳이 한국이라고 해요. 꼭두를 만들어서 한 마을에서 돌려 쓰는데, 그러다 보니 그 생명력이 더 커졌죠. 수십, 수백 년이 흐르면서 정을 주다 보니 물건이 생명을 갖게 되는 것처럼 이상한 영혼이 느껴지는 거죠. 꼭두 중에는 길을 인도하는 안내 꼭두,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호위 꼭두, 시중을 드는 꼭두, 즐겁게 해주는 광대 꼭두가 있어요. 특히 이 광대 꼭두가 굉장히 한국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죽은 사람은 내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보내는 사람에게는 인형이 잘 모시고 갈 거라는 위로를 하는 거죠."
김 감독은 국악과의 첫 만남도 떠올렸다.
"서양음악의 핵심은 리듬이라 마치 심장 같죠. 그러나 국악은 폐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매우 신선했어요. 영화 작업도 편집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은 리듬이거든요. 그러나 국악은 한 호흡, 한 호흡으로 가는 폐의 음악이었어요."
그는 "처음에는 국악 공연이 제가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피상적인 애정만 갖고 있었는데 무언가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며 "처음에 연주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조금 힘들었다. 영화에 맞춰서 연주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잘 맞는다"고 웃었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는 방학을 맞아 국립국악원을 찾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다수 참석했다. 이들 관객을 위해 영화감독이 하는 일 등 직업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영화감독 괜찮은 직업이에요. 직업이 될 수만 있다면요. (웃음) 제가 20여 년 동안 영화 일을 해 왔는데 항상 '올해만 해보지 뭐', '이번이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올해 나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으면 내년에도 하고요. 지금 재밌으면 다음에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관객들은 중화권 스타 배우인 탕웨이 남편으로서의 김태용 감독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보였다.
김 감독은 지난 2016년 출생한 딸에 대해 관객이 '한국어를 잘하는지' 묻자 "한국어 잘하고 잘 크고 있다"며 "하기 싫은 것 질문하면 중국어로 답하고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한국어로 말한다"고 웃었다.
한편, 이날 토크콘서트에 이어 이어진 '꼭두 이야기' 필름콘서트에서는 영화 상영과 함께 국악 공연이 펼쳐졌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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