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가능성' 北탄도미사일 발사…文대통령 촉진자역 또 시험대

입력 2019-07-25 21:18   수정 2019-07-2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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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가능성' 北탄도미사일 발사…文대통령 촉진자역 또 시험대
비핵화 실행조치·제재완화 병행 거론 시점에 '찬물'
대화 동력 약화 우려 속 靑 "일관되게 평화구축 노력한다"
한미 정보당국, 신속 판단…한미공조 통한 엄중대처 의지·대북 경고메시지 성격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청와대가 25일 오전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를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석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이 또 시험대에 오르는 분위기다.
지난달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으로 '하노이 노딜' 이래 교착상태였던 비핵화 대화에 숨통이 트이는 듯했으나, 북한이 수위 높은 '도발'로 무르익던 대화 무드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의 종류와 제원, 그에 따른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석한 청와대는 북한의 이번 '무력시위'가 9·19 남북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적잖이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지난 2017년 12월에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이나 핵실험, 또는 그 어떤 도발을 사용하는 추가 발사를 해서는 안된다는 결정을 재확인한다'고 명시돼 있다.
탄도미사일이라 하더라도 사정거리가 짧으면 안보리의 대응 수위가 높지 않은 전례가 있기는 하나, 문제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비핵화 실행조치와 제재 완화의 맞교환 카드가 거론되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통신사와의 합동 서면인터뷰에서 '영변 핵시설 전부의 검증 하 완전 폐기'와 '제재의 부분·단계적 완화'라는 비핵화 해법을 제시했다.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통해 그 상응조치의 하나로 대북 제재를 단계적으로 완화함으로써 완전한 비핵화를 추동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기도 전에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가 있는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이런 구상은 착수도 하기 전에 제동이 걸린 형국이다.

청와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하게 규탄하면서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한 노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보리 결의 위반 여부는 안보리가 할 것이므로 우리는 예단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편에서는 문 대통령의 촉진자역이 다시금 암초를 만난 것을 우려하는 기류도 분명 읽힌다.
특히 격랑이 이는 듯한 한반도 정세 탓에 문 대통령이 운신할 폭이 넓지 않다는 점은 청와대로서 더욱더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따른 한일 관계는 악화할 대로 악화했고,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 등으로 중·러와의 관계 역시 불편한 상황이다.
청와대는 우선 강력한 한미 동맹을 통해 복잡다단한 상황을 돌파하는 실마리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발사체 첫 발사가 이뤄진 지 13시간 40여분 만인 오후 7시 14분께 발사체의 성격을 신속히 규정한 점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정보 당국 간 분석을 기반으로 NSC 상임위에서 발사체의 성격을 탄도미사일로 결론 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정세가 엄중한 상황에서 한미 공조에는 빈틈이 없으며, 북한의 명확한 도발에 대해서는 한미 공조를 토대로 엄중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일 관계 악화로 한미일 3각 공조의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한미 공조는 굳건히 유지될 것이라는 메시지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북한을 향해 '북미·남북 대화의 흐름을 깨지 말고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해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 신호를 발신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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