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간편결제·금융 서비스 등 정면 대결 전망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국내 핀테크 시장이 '포털 공룡' 네이버의 본격적인 참전을 계기로 더욱더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네이버가 기존에 펼쳐왔던 온라인 간편결제를 넘어 오프라인과 금융 서비스 등으로 서비스 확장을 선언하면서 이미 이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는 '메신저 공룡' 카카오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2000년을 전후해 포털 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다음'에 네이버가 도전했던 과거가 재현될지 주목된다.
28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체 발표 기준 네이버페이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1천만명, 카카오페이는 1천200만명에 달한다.
언뜻 보면 경쟁 관계 같지만, 두 회사의 대표 사업이 포털과 메신저로 나뉜 것처럼 간편결제 서비스의 주 무대도 크게 겹치지 않았다.
그러나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11월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생활 금융 플랫폼'을 표방한 네이버의 1차 목표는 온라인에 집중했던 결제 사업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3분기에 출시하는 식당예약·현장결제·포장 등 서비스 '테이블오더'로 첫 포문을 연다.
막강한 검색 서비스와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며 축적한 풍부한 이용자 데이터는 자타가 공인하는 네이버의 강점이다.
네이버파이낸셜 초대 대표로 내정된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월 1천만명 이상의 결제자와 데이터의 깊이가 다른 플랫폼과의 핵심적 차이"라고 내세웠다.
준비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네이버는 올해 초 식당 등을 이용한 영수증 사진을 찍어 보내면 포인트를 주는 행사를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맞춤형 상품 추천 알고리즘을 위한 이용자 데이터 수집 작업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의 각종 쇼핑 서비스뿐 아니라 오프라인 간편결제 및 금융 상품 등에 일찌감치 발을 들이고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프라인 가맹점은 올해 초 20만곳을 넘겼고, 4만여곳에 육박하는 알리페이 국내 가맹점에서도 조만간 연동 결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송금·투자·배송·보험·증권 등 여타 금융 서비스 진출에서도 다른 업체보다 한 발 이상 앞서 있다. 인터넷 은행 '카카오뱅크'의 존재도 네이버에는 없는 카카오의 큰 장점이다.
이처럼 양측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보니 정면 대결보다는 신규 서비스 개발과 틈새시장 공략 위주로 흘러가리란 전망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 이문종 연구원은 "네이버페이의 확장은 초기 예약과 페이와의 연결이며 이후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금융 상품 추천 등으로 추정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경쟁이 가능하나, 카카오가 보유한 핵심경쟁력인 송금·뱅킹 등 비즈니스와는 다른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ljungber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