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야당 국민민주 '변심'…아베 개헌발의선 확보할까

입력 2019-07-27 14:00  

日야당 국민민주 '변심'…아베 개헌발의선 확보할까
국민민주 대표 "다시 태어났다. 개헌논의 진행"…유신회와 연대설도
'개헌세력' 분류 의원 중 실제론 '개헌반대' 많아…발의선 확보 불투명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개헌세력이 지난 21일 열린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 발의선인 3분의 2 의석 확보에 실패한 가운데, 개헌세력에 속하지 않았던 리버럴(혁신)계 정당인 국민민주당이 의회 내 개헌 논의에 우호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국민민주당 대표는 지난 25일 밤 방송된 '문화인방송국'의 인터넷 방송에서 "나는 다시 태어났다. 우리들도 개헌논의는 진행하겠다. 아베 총리와 부딪치겠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이 나오자 호헌(護憲·개헌 반대) 의원들 사이에서는 개헌 세력으로의 변신을 뜻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아베 총리와 부딪치겠다'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다시 태어났다'는 발언이 개헌에 대한 대대적인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비쳤다.
아베 총리는 개헌에 반대하는 야권에 '개헌 논의에 참여하라'며 압박해 왔다. 일단 논의에 참여하게 한 뒤 힘으로 밀어붙일 속셈이지만, 이런 속셈을 간파한 야권은 논의에 응하지 않았다.


국민민주당은 일본 정통 야당인 민주당·민진당 세력에서 떨어져 나왔는데, 개헌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의원들이 많다.
2017년 민진당이 보수 정당 '희망의 당'에 백기 투항하며 흡수될 당시 희망의 당은 개헌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배제했다. 국민의당은 당시 희망의 당에 참여했다가 다시 희망의 당에서 떨어져 나온 의원들이 주축이 돼 만든 당이다. 희망의 당에서 배제된 개헌 반대파 의원들은 현재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으로 모였다.
국민민주당이 개헌 세력으로 돌아선다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자민당 등 '개헌세력'으로 분류되는 정당의 의석 수 합계는 참의원에서 개헌 발의선을 넘어서게 된다.
개헌 발의에는 참의원 245석 중 3분의 2 이상인 164석 이상이 필요한데,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 보수 정당인 일본 유신의 회, 보수 성향 무소속 의원 등 개헌 세력은 발의선에 4석 부족한 160석을 확보하고 있다.
국민민주당은 참의원에서 24석을 가지고 있는데, 개헌 발의에 참여할 경우 개현 세력의 의석수는 3분의 2를 여유 있게 넘게 된다.


실제로 일본 정계에서는 국민민주당이 참의원에서 일본 유신의 회와 통일회파(교섭단체)를 구성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런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전하며 개헌 세력 '3분의 2'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야권에서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민민주당이 전통적인 호헌(護憲·개헌 반대) 세력인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온 정당이라는 점에서 개헌 세력으로 '변신'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내홍이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국민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에 미소를 짓고 있다.
그는 헌법 9조인 평화헌법(전력과 교전권 보유 금지) 규정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고 종국에는 기존 조항을 없애 일본을 '전쟁가능 국가'로 변신시키려는 야욕을 가졌지만,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 세력이 개헌 발의선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이런 구상에 힘이 빠졌다. 아베 총리는 선거 다음날인 22일 "(국회에서) 3분의 2 찬성을 얻을 수 있는 개정안을 만들고 싶다. 자민당 안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야권을 개헌 세력으로 끌어들이고 싶어하는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다만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개헌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개헌 세력으로 분류된 의원들 중 적지 않은 인사들이 실제로는 개헌 추진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사실로 미뤄 오랜 야심인 개헌을 달성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장애물이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23일 이번 참의원 선거 당선자 124명 중 예상보다 많은 41%가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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