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영석유사, 美 대이란 제재 이유로 급유 거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가 급유를 거부하는 바람에 발이 묶인 이란 화물선 2척이 급유를 받게 됐다고 이란 국영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법원이 25일 이들 이란 화물선의 선사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페트로브라스가 26일 급유를 하기로 했다.
이란 화물선 바반드 호와 테르메르 호는 6월 초 브라질에서 곡물을 실어나르려고 파라나과 항구에 도착했으나 페트로브라스가 급유를 거부하는 바람에 거의 50일간 정박해야 했다.
친미(親美)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부가 미국 주도 제재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페트로브라스가 이란 화물선에 급유하지 않기로 한 탓이다.
앞서 브라질 언론들은 25일 법원의 결정에도 보우소나루 정부가 미국의 제재를 이유로 급유를 완강히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주브라질리아 이란 대사관은 "급유를 계속 거부하면 브라질산 대두, 육류 수입을 중단하고 다른 나라에서 사겠다"고 경고했었다.
화물선의 선사는 급유가 끝난 직후 이란으로 항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곡물과 같은 농산물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이들 화물선, 이란 무역 회사 또는 교역 대금을 결제하는 과정에 개입한 이란 금융 회사가 미국의 제재 대상이면 브라질 측도 제재가 부과될 수 있다.
브라질과 이란 양국은 농축산물, 석유화학 제품을 교역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뒤 브라질이 미국, 이스라엘에 접근하는 외교 정책을 펴면서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