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 "준비예산 10억£ 추가조성 곧 발표"…국조실장 "재협상 무산 가정하고 준비"
英매체 "전 재무, 노동당과 노 딜 브렉시트 저지 모의"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보리스 존슨 새 영국 총리 정부가 유럽연합(EU)과 탈퇴 재협상 무산, 즉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예산을 추가로 마련하기로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사지드 자비드 재무장관은 27일(런던 현지시간) 공개된 텔레그래프 일요판과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준비 예산 10억파운드(약 1조5천억원) 추가 배정안을 곧 발표한다고 밝혔다.
자비드 장관은 EU 탈퇴에 대한 재무부 정책방향 수정을 예고하면서, 정부가 EU와 재협상에 성공하든 못하든 10월 말까지 브렉시트에 철저히 준비할 수 있도록 '상당한 규모의 추가 자금' 조성계획을 며칠 내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로 마련한 브렉시트 대비 예산의 사용처로 개인·기업 홍보 캠페인 비용과 국경 운영 경비 등을 꼽았다.
그는 국경수비 인력 500명을 확충하고 공항·항만에 인프라를 보강하는 방안도 마련했다고 알렸다.
필립 해먼드 전임 재무장관은 전환단계에 관한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데 반대했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해먼드 장관의 이런 입장 탓에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예산이 충분히 집행되지 못했으며, 이는 EU와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테리사 메이 전 총리 내각을 비판했다.
자비드 장관은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전임자와 달리 노 딜 브렉시트 '실탄'을 상당한 규모로 준비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날 마이클 고브 신임 국무조정실장도 정부가 노 딜을 대비해 브렉시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자비드 장관과 한목소리를 냈다.
고브 실장은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일요판과 인터뷰에서 EU가 재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브렉시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0월 말에 무조건 EU를 탈퇴한다고 못 박은 존슨 총리의 선언을 재확인했다.
고브 실장은 "10월 31일에 EU를 떠날 것이며, 어떤 조건이나 상황이라도 지체 없이 브렉시트가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먼드 전 재무장관이 노 딜 브렉시트를 의회에서 차단하고자 사임 직후 야당 노동당 소속 키어 스타머 의원과 비공개로 접촉했다고 영국 주간지 '옵서버'가 보도했다.
스타머는 야당의 각료 후보, 즉 섀도 캐비닛에서 브렉시트부 장관에 상응하는 당직을 맡고 있다.
스타머 의원은 "보리스 존슨의 정치적 방향성은 명백하기에 노 딜 브렉시트를 저지하려는 초당적 연합을 구축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옵서버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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